![[출처=픽사베이]](https://cdn.ebn.co.kr/news/photo/202412/1645990_657866_2250.jpg)
글로벌 반도체 산업이 인공지능(AI) 수요 확대로 급변하는 가운데, 한국의 반도체 수출이 아시아 경쟁국들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16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대만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 국가들이 한국의 반도체 수출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트라의 '10대 수출 품목의 글로벌 경쟁 동향 분석' 보고서는 2019년부터 2023년 3분기까지 주요국의 대한국 수출경합도 지수를 분석했다.
이 분석 결과, AI 반도체 산업을 주도하는 국가들 간의 갈등과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싱가포르가 새로운 반도체 제조 거점으로 부상하면서 한국과의 수출경합도가 상승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도체 부문에서 한국과 가장 높은 수출경합도를 보인 국가는 중국으로, 올해 3분기 기준 72.2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는 2019년 75.3에서 3.1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코트라는 "중국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한국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으며, 대만은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서 앞서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대만의 경우, 한국과의 반도체 수출경합도는 32.5로 상대적으로 낮지만, 4년 전보다 7.6포인트 상승하며 주요 반도체 수출국 중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대만은 설계와 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며 세계 3위의 반도체 수출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미중 갈등의 최대 수혜자로 평가받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미중 갈등을 피해 싱가포르로 제조 중심지를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 TSMC 계열사와 네덜란드 NXP는 싱가포르에 78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웨이퍼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으며, 미국 글로벌 파운드리와 대만 유나이티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도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말레이시아는 세계 반도체 수출 5위 국가로, 글로벌 반도체 조립·테스트·패키징(ATP) 공정의 13%를 담당하고 있다.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수출경합도는 올해 3분기 50.5로, 2019년보다 6포인트 상승해 대만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코트라는 "첨단산업에서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출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야 할 시점"이라며 "반도체는 자동차·부품 등과 함께 주요국 정부가 보조금 지급 및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전략적인 지원에 나서는 분야로서, 한국 기업의 수출경쟁력 확보를 위한 지원 전략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내년 '수출 5대 강국'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경쟁국과의 기술 격차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수출 경쟁력이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경제 성장의 핵심 엔진 역할을 하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구조상, 반도체 산업의 기술 차별화와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과제라는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