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에 확신을 가진 삼성디스플레이는 어느 기업 보다도 먼저 액정표시장치(LCD)에서 발을 빼고 OLED에 올인했다.
그 결과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OLED 사업에서 10년간 독점적인 지위를 누렸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TV용 대형 OLED 사업에 먼저 발을 딛고 스마트폰용 OLED 사업을 추진한 끝에LCD 사업을 접는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한국 LCD 사업을 모두 인수했지만, 여기에 그치지 않고 스마트폰용 OLED 투자와 생산에도 박차를 가했다.
어느덧 스마트폰용 OLED 시장은 한국과 중국 업체들이 거의 반반씩 나누어 가지게 됐다. 중국 패널 업체들이 이렇게 빨리 한국 OLED 사업을 추격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중국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다수의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는 화웨이를 비롯해서 샤오미와 오포, 비포, 아너 등의 업체들이 월 15종 이상의 신규 OLED 스마트폰을 쏟아내고 있다. 중국을 제외하면 삼성전자와 애플이외의 스마트폰 업체들은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스마트폰용 OLED를 생산하고 있는 라인은 5.5세대와 6세대 라인이다. 현재 전세계 생산 캐파는 10억대 정도로 올해 스마트폰용 OLED 소요량이 8억대를 넘어서게 된다. 오는 2028년에는 수요가 10억대에 도달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OLED 생산량이 계속 늘어나게 되면 재료비 인하와 더불어 생산비용이 낮아지기 때문에 패널 가격 역시 더욱 빠르게 인하될 것이다. LCD가 OLED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LCD 역시 패널 가격을 낮춰야 하지만, 거의 생산 원가에 근접하고 있는 LCD 업체로서는 영업 이익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사업을 철수하는 수순으로 돌입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LCD가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철수하기 전에 나머지 4억대 정도의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추가 투자가 2~3년 이내 발생할 것이다. 모바일 기기용 OLED 생산에 가장 큰 사이즈인 6세대 라인이 투자될 수 있을 것으로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 6세대 OLED 라인을 투자한다면 가장한 업체는 LG디스플레이와 티안마이다.
중국 패널 업체들중에서 OLED 사업에 빨리 뛰어든 비오이와 비져녹스는 IT용 8.6세대 라인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가장 먼저 15K를 투자했지만, 비오이와 비져녹스는 각각 30K를 투자한다.
이 라인들의 백플레이은 LTPO TFT이다. OLED를 구동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는 백플레인은 LTPS TFT와 LTPO TFT 2종류가 있으며, 최고급 기종에는 LTPO TFT가 사용된다. LTPO TFT를 사용하면 주사율을 가변할 수 있는 특성이 있어 점차 이 시장은 넓어질 것이다.
여기서 깊이 봐야 할 점은 IT용 OLED는 모두 FMM을 사용해 제작하기 때문에 8.6세대 라인에서도 스마트폰용 OLED가 생산 가능하다는 점이다. 물론 해상도에서는 IT용 200 ppi 정도이고 스마트폰용은 400 ppi 이상이기 때문에 8.6세대 라인에서 스마트폰용 OLED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마스크 정열과 노광기 등이 훨씬 고정세가 필요로 한다. 하지만 이런 점들은 이미 장비 업체들이 해결 가능한 부분이다.
IT 기기에서도 OLED는 모두 프레미엄 제품에 적용되기 때문에 비오이와 비저녹스의 투자는 너무 과한 선투자이지만, IT용 시장이 오기 전에 스마트폰요 OLED 생산에 먼저 투입된다면 중국 패널 업체들이 스마트폰용 OLED 시장에서 70%에 가까운 시장을 점유할 수 있다.
한국 패널 업체들은 중국 업체들의 빠른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안목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중국의 공격적인 8.6세대 라인 투자는 IT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용 OLED 시장에서도 게임 체인저로 작용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