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EBN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EBN

올해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되는 증권가가 디지털을 중심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설 것을 강조하면서도, 무엇보다 변화에 수반되는 예기치 못한 리스크 대응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주식시장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복수거래시장 체제를 맞게 된다. 대체거래소(ATS)가 이르면 3월 개장을 앞두고 있어 유관기관은 물론 증권사들도 전산시스템을 구비하고 있다.

또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의 가파른 성장도 국내 자본시장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실제로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신년사 등을 통해 가상자산 ETF 등 디지털 자산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강조했다.

이외에 올해 CES 주제이기도 한 AI는 자본시장에서도 그 존재감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 변화에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도 입을 모아 올해 신사업 발굴에 힘쓸 것을 시사했다. 김미섭·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대표는 모든 비즈니스와 업무에서 AI 역량을 강화해 초격차를 만들 것을 강조했다. 김성현·이홍구 KB증권 대표도 'AI디지털본부'를 신설하고 전사적인 AI·디지털·데이터 역량 강화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AI나 가상자산의 등장과 같은 새로운 변화에도 어떻게 대응하고 주도할지 고민하고 대응해 차별화된 사업구조를 만들어야함을 직원들에게 촉구했으며,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도 AI 등 디지털 전환으로 기술 선도력 확보, 주식 이외의 금융플랫폼 경쟁력 강화 등의 핵심 전략을 제시했다.

증권사 CEO들은 디지털 환경 변화에 따른 신사업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도 그보다 더 우선해 철저한 내부통제를 거듭 당부했다. ATS, 토큰증권, 가상자산, AI 등 기존과 다른 사업환경에서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자산총액 5조원·운용자산 20조원 이상의 대형증권사의 경우 오는 7월까지 책무구조도를 도입해야 한다. 횡령, 배임, 불완전판매 등 금융사고 발생 시 업무 연관성에 따라 내부통제 책임을 CEO에게까지 물어 금융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책무구조도의 핵심이다. 이에 증권사 CEO들도 신년사에서 책무구조도 도입을 연이어 언급했다.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는 "7월 금융권에 책무구조도가 도입돼 내부 통제기준이 한층 강화될 예정"이라며 "고객을 보호하고 임직원 스스로를 보호할 규정들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도 "내부통제 조직을 강화하고 선제적인 현장 중심의 내부통제, 리스크 관리 체계 구축에 힘쓸 것"이라며 "책무구조도의 조기 안정화를 통해 책임경영을 실천하며 윤리적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고 돌발적인 시장충격에도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위험요소 실시간 모니터링과 위기상황 시나리오 확장 등 사전 대응 체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8월 상장지수펀드(ETF) 장내 선물거래 관련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신한투자증권은 이선훈 신임 대표이사 체제에서 1분기까지 인력, 시스템, 프로세스, 조직 측면에서 수립한 비상 경영계획을 완수하고 2분기부터 조직문화와 업무 프로세스, 사업라인 등 근본 체계를 재정비에 나선다. 특히 이 대표는 "이윤보다 윤리를 우선시 해 투명성과 고객 신뢰를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증권사를 후배들에게 물려주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업계 최초로 2월에 책무구조도를 조기에 업무에 적용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해 크고 작은 금융사고가 이어졌던 만큼 각 사가 내부통제에 특별히 더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은행 등 먼저 책무구조도가 시행되는 업권의 사례도 참고해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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