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래미안아이파크 [사진=이승연 기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501/1647788_659912_1630.jpg)
서울 강남권 최대 규모 재건축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잠실진주아파트(잠실 래미안아이파크)에서 또다시 공사비 인상이 추진되면서 조합원들의 불만이 증폭돼고 있다. 불과 6개월 만에 증액인 데다 최초 시공 계약 이후 벌써 세 번째 인상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견본주택 개관 당시, 설계와 구조, 크기를 보고 실망한 조합원들이 많아 이번 공사비 추가 인상에 대한 반발은 커지는 모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잠실진주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오는 14일 임시총회를 열고, 이날 단일 안건인 '3차 공사계약 변경계약서 의결' 여부를 결정한다. 공사비 인상을 골자로, 공사대금을 종전 1조 3229억원을 1조 3818억원(부과세 별도)으로 올리자는 것이다. 안건이 통과되면 잠실 래미안아이파크의 평당 공사비는 812만원에서 850만원으로 약 38만원 상승하게 된다. 이는 조합과 시공사가 맺은 최초 계약 당시(2018년) 대비 약 67% 오른 수준이다.
인상된 공사비는 커뮤니티, 익스테리어, 조경 등 특화 공사에 쓰일 예정이다. 지난해 8월 시공사인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은 조합에 특화설계를 요청했으나 조합은 비용이 과다해 300억원 미만 선에서 특화를 제안했다. 하지만 시공사는 "300억원 미만시 강남단지보다 마감 수준이 떨어져 특화의미가 상실된다"며 조합의 제안을 거절, 특화공사 포기를 선언했다.
이후 조합은 아파트가치 제고를 위해 특화는 필요하다는 판단에 대략 100억원을 늘린 395억원을 인상하는 선에서 한국부동산원의 공사비 검증을 받기로 시공사와 합의했다. 그러나 일부 조합원들로부터 강남 원베일리 수준의 커뮤니티와 조경부, 조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졌고, 시공사와 협의 끝에 최종 공사비는 588억원으로 확정됐다.

대다수의 조합원들은 어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공사와 조합이 공사비 인상에 합의한 지 불과 6개월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잠실진주아파트 조합은 2018년 계약 당시 시공사와 공사비를 평당 660만원으로 계약했다. 하지만 원자재 상승 등을 이유로 시공사가 공사비 인상을 요구하자, 양측은 지난 7월 협의를 통해 공사비를 811만원까지 올리는데 합의했다. 하지만 불과 반년도 안돼 공사비 인상이 추가로 추진되자 조합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한 조합원은 "바로 인근의 미성크로바 재건축(잠실 르엘) 공사비도 760만원 선에서 유지되고 있다" 며 "일반 분양 물량 분양가를 평당 5400만원으로 낮게 책정해 놓고는 결국 조합에게 모든 비용 부담을 지게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작년 분양한 서초구 '디에이치방배'가 평당 6500만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잠실 지역 입지상 다소 낮게 책정됐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지난해 11월 견본주택 개관 당시 공개된 내부 모습에 실망하는 조합원들이 많았다는 점에서 공사비 증액에 대한 불만은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조합원 A씨는 "수납 공간에 비중을 크게 두다보니 거실과 방, 주방 크기가 터무니 없이 좁았다"며 "가지고 나온 짐들이 들어갈 수 있을 지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조합원 B씨는 "잠실 진주아파트 이주 결정이 나면서 인근 헬리오시티와 엘스아파트 등에서 거주했지만 신축과 구축인 두 아파트 보다도 평수가 작게 나와 당황했다"며 "최근 입주를 시작한 둔촌 올림픽파크포레 비슷한 평형대 보다도 전체적인 크기가 작았다"고 말했다.
이어 "당초 짓기로 한 스카이 브릿지도 없어지고, 70층이 확정된 인근의 재건축 아파트보다 층고가 낮은 게 조합원 탓이 아닌데 아파트 재산 가치를 올리는 모든 책임을 조합원에게만 지우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