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사옥 [제공=카카오]
카카오 사옥 [제공=카카오]

카카오가 새해를 맞아 사업 및 서비스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영 효율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해부터 계열사 정리에 착수해 138개에 달하던 계열사를 120개로 줄였다. 카카오그룹의 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12월 기준 카카오의 계열사 수는 120개로, 전년 동월 대비 18개사가 감소했다. 카카오 계열사 수는 2021년 말 153개까지 확대되다가, 지난해 말 감소 추세로 돌아섰다. 

카카오 계열사들도 서비스 효율화에 나섰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전체 서비스 규모는 유지하되 지역별로 운영지역 최적화를 지속해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광주 등 일부 지역에서 지역 전통 바이크 채널링 등 서비스 제공을 통해서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지역별 수요, 공급 이동 인프라는 물론 이용자 빅데이터 기반의 서비스 운영 최적화를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카카오페이도 이달 1일부터 ‘인증·내 문서함’ 서비스를 종료했다. 현재 카카오페이 ‘청구서’ 서비스를 통해 기존에 받았던 청구서 문서·내역은 확인 가능하지만 내 문서함을 통해 수신했던 전자 문서는 확인 불가능하다. 오는 7월에는 ‘칼로 AI 프로필’ 서비스를 공식 종료할 예정이다. 앞서 카카오는 “카카오의 새로운 AI 서비스 방향성에 맞는 재정비를 위해 칼로 AI 서비스를 종료할 것”이라고 공지한 바 있다. 

계열사의 사업 축소 기조와 관련해 카카오 관계자는 "운영 최적화를 위해 일부 지역에서 서비스를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수장의 의지도 명확하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부터 카카오톡과 AI를 핵심으로 정의하며 선택과 집중을 실현해나가고 있다"며 "사용자와 시장에 인정받는 AI 서비스들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움직임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경영 효율화 추세와 맥을 같이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10월부터 '윈도우 10' 지원을 중단할 예정이며, 구글도 8월부터 URL 단축 서비스 'goo.gl'을 종료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빅테크들이 AI 분야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곁가지 사업들을 정리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캐시카우가 될 수 있는 사업을 키우기 위해 연초부터 바삐 움직이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구조조정 배경에는 영업권 가치 하락에 따른 재무 부담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2023년 카카오는 1조4834억원에 달하는 영업권 손상차손을 인식해 1조816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카카오의 이번 구조조정은 AI와 커머스 등 미래 성장동력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영업권 부담 축소를 위해 계열사 정리를 시작했지만, 영업권 손상차손 부담이 여전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실제 카카오가 지난해 계열사에서 제외한 기업들의 영업권 규모는 크지 않다. 회사별로 보면 ▲2023년 모노트리 영업권 36억원 인식, 2021년 ▲세나테크놀로지 외 5개 기업 322억원 ▲코드독 26억원 ▲크래들스튜디오 7억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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