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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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국의 주식 및 채권 시장에서 약 5조7000억원에 달하는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상계엄 선포로 인한 정치적 불안정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12월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자금은 38억6000만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12월 외국인 주식자금은 25억8000만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이로써 5개월 연속 순유출 추세가 이어졌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국내 반도체 기업의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과 글로벌 금리 인하 지연 우려 등이 주식자금 순유출의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채권시장 역시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을 피해가지 못했다. 12월 외국인 채권자금은 12억8000만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의 8억1000만달러 순유입에서 급격히 전환된 수치다. 한국은행은 "연말을 앞두고 외국인 투자가 둔화한 가운데 국고채 만기상환, 낮은 차익거래 유인 지속 등이 채권자금 순유출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 국채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소폭 상승했다. 외국환평형기금채 5년물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월평균 CDS 프리미엄은 36bp를 기록해 전월 대비 2bp 상승했다. 그러나 이는 2022년 10~11월의 59bp나 2023년 3월의 43bp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한국은행은 평가했다.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도 확대됐다. 12월 중 원/달러 환율의 평균 변동 폭과 변동률은 각각 5.3원, 0.37%로, 전월(4.7원, 0.34%)보다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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