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하지만 국내 수요 부진 여파로 영업이익은 소폭 줄었다.
현대차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대비 7.7% 증가한 175조2312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를 나타냈다고 23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14조2396억원으로 전년보다 5.9% 감소한 반면 당기순이익은 13조2299억원으로 7.8% 늘었다.
4분기 영업이익은 2조822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7.2% 줄었다.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46조6237억원과 2조474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둔화)과 글로벌 시장 수요 둔화 등이 이어지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선방했다는 평가다. SUV와 하이브리드, 전기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등 고부가, 친환경 차종을 중심으로 판매 믹스가 개선되며 평균판매단가(ASP)가 높아진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영업이익률은 인센티브 증가와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기말 환율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발생한 판매보증충당부채 관련 환율 영향으로 소폭 줄었다.
현대차는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106만6,239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2.2% 감소한 규모다.
국내 시장에서는 경제 상황 악화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 폭설로 인한 공급 차질 등 다양한 변수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한 18만9,405대가 판매됐다.
해외에서는 북미 지역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29만4,384대를 기록했지만, 중국과 유럽 지역 수요 감소로 1.6% 줄어든 87만6,834대 판매에 그쳤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와 북미 지역 SUV 하이브리드 판매는 확대되며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실제로 하이브리드는 14만5,732대, 전기차 5만3,035대를 포함해 전년 대비 21.0% 증가한 20만9,641대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주요 시장의 성장률 둔화, 전기차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 등으로 인한 산업 발전 속도 변화, 매크로(거시 경제) 변동성 확대에 따른 불안감 증대 등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부문별 대응책과 시나리오를 마련해 체계적으로 대처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현대차는 최근 몇 년 간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대내외 복합적인 경영 리스크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근원적인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치밀한 내부 진단 및 과감한 혁신으로 지속적인 성장 모멘텀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관련 현대차는 △리스크 관리 역량 제고 △품질 확보 △원가 개선 △판매 효율화 △내부 혁신 △대내외 소통 강화 등을 집중적으로 추진한다.
판매 부문에서는 전기차 관련 북미 현지 생산 체계를 본격 가동하는 한편, 유연한 경영 전략을 통한 수익성 방어에 집중하고, 전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하이브리드를 앞세워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고객의 맞춤형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제품 종류 및 세그먼트별 사양과 트림을 최적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