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이 아랍에미리트에 존재했던 독립법인을 아예 청산 중이다. [제공=아모레퍼시픽]](https://cdn.ebn.co.kr/news/photo/202501/1649601_661971_1611.jpg)
아모레퍼시픽이 아랍에미리트(UAE)에 존재했던 독립법인을 아예 청산 중이다. 수년 전 해외시장 공략법을 재수립하는 과정에서 사업을 철수했음에도 한동안 법인 형태를 유지했었으나, 지난해부터 아예 법인 청산 작업이 시작됐고 관련 사업은 타 법인으로 이관된 상태로 확인됐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이 지난해부터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소재의 현지법인(AMOREPACIFIC ME FZ-LLC)에 대한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이 법인은 지난 2016년 설립됐으며 K뷰티의 제3시장 전파가 설립 목적이었다. 지분구조는 아모레퍼시픽이 홍콩에 지분 90%를 보유한 해외사업 지주사(AMOREPACIFIC Global Operations)를 세우고 해당 법인이 아랍에미리트 법인 지분 100%를 보유하는 형태였다.
당시 해외사업 지주사는 이미 중국·대만·말레이시아·싱가포르·태국·일본·프랑스·인도 등 현지 법인을 자회사로 두고 있었는데, K뷰티 흥행 신호가 계속되자 중동시장 공략용 전진기지로도 독립법인을 마련했던 것이다.
각 현지 법인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의 계열사가 기획·제조하는 상품을 매입해 해외 시장에 판매하는 역할을 맡았다.
아랍에미리트 법인도 설립 2년 뒤인 2018년 두바이몰에 에뛰드하우스 1호점을 열었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라크 등으로도 오프라인 사업을 확대했다. 2020년에는 에뛰드하우스가 입점한 두바이몰에 이니스프리를 출격시켜 시너지를 모색한 바 있다.
하지만 공격적인 경영에도 불구하고 설립 이후 매년 적자 기록하는 등 독립법인으로선 계속해서 기대 이하의 실적을 냈고, 회사가 사업 효율화 차원에서 신흥시장 개척용 직속 조직을 신설하는 과정에서 2023년 초 철수 결정이 내려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아랍에미리트 법인은 설립 첫해부터 철수 결정이 내려지기 직전 연도까지 2016년 1억7000만원, 2017년 4억5200만원, 2018년 9억1700만원, 2019년 7억9600만원, 2020년 8억200만원, 2021년 1억3200만원, 2022년 3억9800만원 수준의 순손실을 냈다.
과거 사업 철수 과정에서 사무소 철수, 제품 판매 중단, 근무 직원 해산 등 조치가 이뤄졌지만 법인 형태는 이례적으로 한동안 유지됐었다. 하지만 지난해 초부터 법인 자체에 대한 청산작업도 시작됐고 해를 넘긴 현재도 청산 절차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것으로 확인됐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회사가 중동사업 자체를 접었던 건 아니다. 지난해 9월부터 기존 유럽 법인이 ‘EMEA 법인’으로 개편됐고 이 법인이 유럽과 더불어 중동, 아프리카까지 관리 영역을 확대해 관련 시장을 커버 중”이라고 설명했다.
중동사업만 별도로 운영되는 법인은 아니지만 아모레퍼시픽이 일종의 법인 교통정리를 단행한 이후 EMEA 법인 자체는 지난해 매분기 매출 신장을 이뤄내며 순항하고 있다. 회사는 향후 해당 법인을 통해 중동, 인도 등 거대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더 키워나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