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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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업계 양대산맥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영향에 지난해 4분기 동반 적자를 기록했다.

양사는 전기차 제조사들의 주문 감소 또는 조정된 생산 계획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받은 것으로 관측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6조4512억원, 영업손실 225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21년 3분기 이후 3년 여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액 공제 금액(3773억원)을 제외하면 적자 규모는 6028억원까지 늘어난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5754억원으로 전년 대비 73.4% 줄었고, 매출은 25조6196억원으로 24.1% 감소했다. 순이익은 3386억원으로 79.3% 감소했다.

삼성SDI도 적자 전환을 면하지 못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3조75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줄었다. 영업손실은 2567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로써 삼성SDI는 지난 2017년 1분기 이후 약 7년 만에 분기 실적이 적자를 기록했다. 미국의 세액 공제금액 249억원을 제외하면 3000억원가량의 적자를 낸 셈이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6조5922억원과 363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2.6%, 76.5% 각각 줄어든 수치다. 

양사의 실적 악화 원인으로는 전방 산업인 전기차 수요 감소가 꼽힌다. 글로벌 전기차 제조사들의 판매가 줄어들자 배터리 공급과 공장가동률이 하락하면서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부사장)는 “북미 지역 판매는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유럽 시장 역성장, 메탈 가격 약세에 따른 판가 하락 등 영향으로 매출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업이익도 가동률 저하와 신규 공장 초기 양산에 따른 고정비 부담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시장 환경 역시 부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출범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기차 의무화 정책 폐지를 선언했다.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에 달하는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비롯해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등이 폐지되거나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국책 연구기관은 바이든 행정부 시절 도입된 미국 IRA 덕분에 미국 시장에서 한국 배터리 판매가 26% 증가했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산업연구원은 이에 미국 신정부가 IRA 세액공제를 폐지하거나 축소할 경우 이 같은 기대이익 상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황경인 산업연구원 실장은 “IRA 세액공제 제도가 후퇴하면 우리 배터리 산업에는 확실히 악재가 될 것”이라면서 “다만, 친환경차 구매세액공제는 지원 규모 축소 가능성이 높지만, AMPC는 미국 내 투자·생산 촉진 효과가 높아 상대적으로 변화 가능성이 작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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