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E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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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주식 거래대금이 지난해 4분기 역대 최고액을 기록하며 증권업계 실적을 견인했다. 올해도 해외주식 거래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해외거래 고객 확보를 위한 증권사들의 수수료 경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4분기 일평균 주식거래대금은 16조원으로 3분기 대비 12.2% 감소한 반면 이 기간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34.9% 늘어난 258조원을 기록했다.

해외주식 거래대금이 최고치를 경신하며 원화기준 전체 국내 주식 거래대금 중 해외주식 비중은 전 분기 대비 6%p 상승한 19%로 집계됐다.

이에 국내 증권사 중 해외주식 거래 대금이 높은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삼성증권 등은 4분기 해외주식 수수료수익이 국내 주식을 앞설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의 4분기 추정 지배주주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한 2136억원으로 시장기대치인 2523억원을 15%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해외주식 거래대금 증가에 힘입어 양호한 수수료손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뉴욕법인이 미국주식거래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어 브로커 에이전시를 통해 거래하는 증권사 대비 마진이 방어되며 수익률 면에서 유리하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1조2058억원을 달성했다. 해외주식을 포함한 브로커리지 사업에 강점을 가진 만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했다는 평가다.

대형사 중 상대적으로 해외주식 증가에 따른 수혜가 적었던 NH투자증권의 4분기 추청 영업이익은 1057억원으로 경쟁사 대비 전년 동기 대비 실적 증가폭은 적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는 상대적으로 충당금 적립액이 적었던 높은 기저의 영향과 더불어 강점인 기업금융 빅 딜의 부재, 일부 충당금 적립 등의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해외주식 선호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과거 일본의 저성장·저금리 상황에서 해외주식 투자 비중이 점차 높아졌다는 점에서 국내 주식시장 역시 이 같은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꾸준히 증가하는 해외주식 거래에 고객 유치를 위한 과감한 프로모션도 진행되며 향후 업계의 경쟁은 한층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츠증권은 작년 11월 미국주식에 대해 거래수수료, 환전수수료, 매도비용까지 전부 무료인 ‘Super365’ 계좌를 출시, 지난달 12일 해외예탁자산 2조원을 달성했다. 이후 20일 만에 1조원이 추가 유입되며 이달 2일 3조원을 넘어섰다.

앞서 거래수수료를 무료로 내세운 증권사들은 여럿 있었지만 환전 수수료까지 증권사가 부담하는 것은 처음으로 다소 파격적인 결정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경쟁사 대비 회사 측 비용 부담은 높은 상황이며 경쟁사 역시 이로 인한 고심은 깊어질 전망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직관적인 앱으로 해외주식의 강자로 떠오른 토스증권의 부담이 특히 심할 것”이라며 “4분기까지는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 수수료율 하락은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되지만 거래대금이 증가할수록 수수료율 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짚었다.

박 연구원은 “키움증권도 최근 토스증권에게 점유율을 역전 당해 특히 고민이 깊을 것”이라며 “현지 증권사 인수도 염두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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