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후반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1500원대 돌파 가능성이 제기됐다. 

4일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가 발표한 '환율 급등 시나리오별 경제적 임팩트 및 대응' 보고서는 환율 상승이 실물·금융 리스크와 결합할 경우 경제 전반에 심각한 충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한상공회의소 SGI
대한상공회의소 SGI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금융·실물경제를 아우르는 종합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최근 한국 경제는 내수 부진, 주력산업 경쟁력 약화,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의 요인으로 구조적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이다. 

여기에 한미 금리 역전이 지속되면서 외국인 자금 유출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 또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해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SGI 보고서는 정치적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경제 성장률이 1.3%대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외환시장 불안이 지속될 경우 외화차입 기업들의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신용리스크 확대 우려도 나온다.

SGI는 환율 급등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 패키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선 한미 통화스와프 재개 및 해외 IR(Investor Relations) 활동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확보하는 방안이 요구된다. 

또 채권시장안정펀드 및 증시안정펀드 보강과 함께 신용경색 위험이 커질 경우 P-CBO(유동화회사보증) 및 저신용등급 회사채 매입기구(SPV) 도입도 검토해야 한다.

기업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반도체특별법, 전력망특별법 등 관련 법안을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역균형투자촉진특별법 제정 등을 통해 경제 불균형 문제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 

또 단기 경기 부양을 위한 추경 편성 시 반도체 산업 보조금 및 에너지 기반시설 확충과 같은 장기적 성장동력 확보에도 중점을 둬야 한다.

SGI는 석유화학, 철강, 항공 등 환율 급등 영향을 크게 받는 산업에 대해 긴급 경영안정자금 및 기간산업안정기금 활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 대상 저리 대출 및 금리·보증료 우대 지원을 확대해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환율 급등은 단순한 외환시장 변동성이 아니라 금융·실물경제 전반에 복합적인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SGI는 정부에 대해 금융시장 안정 대책과 기업 투자 유인책을 병행해야 하며, 정치권도 경제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SGI는 "정치적 불확실성, 글로벌 경제 변화가 맞물린 현재 상황에서 선제적 대응이 필수적"이라며 "정책 패키지를 조속히 실행해 경제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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