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검사를 받고 있는 롯데손보 [출처=EBN AI 그래픽 ]
금감원 검사를 받고 있는 롯데손보 [출처=EBN AI 그래픽 ]

1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 계획을 접은 롯데손보가 이번엔 금융감독원의 수시검사를 받게 된다. 금융감독원이 작년 말 롯데손해보험 정기 검사가 끝난 지 한 달여만의 검사하다. 이는 롯데손보의 자본 건전성을 둘러싼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롯데손보의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이 금융당국 권고치를 겨우 맞추는 상황에서 금리 하락, 회계제도 변경 등이 지속적인 부담 요인으로 제기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5일부터 다음 달 초까지 롯데손보에 대한 수시검사를 착수했다. 금감원은 이번 수시검사를 통해 롯데손해보험의 재무건전성을 중심으로 경영 전반을 들여다볼 방침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작년 9월 말 기준 롯데손보의 경과조치 후 지급여력비율(K-ICS)은 159.77%이다. 당국 권고치(150%)를 아래로 추락하기 직전의 모습이다.

국내 31개 손보사 가운데 롯데손보보다 킥스 비율이 낮은 곳은 부실 금융사로 지정된 MG손해보험(43.4%)뿐이다. 통상 금융당국은 지급여력비율이 150% 이상을 유지하도록 권고한다. 그래야만 보험계약자에 돌려줄 보험금과 직원 보수 및 채무 등을 해결할 수 있어서다.

문제는 킥스 비율이 불안정하다는 점이다. 먼저 금리 하락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꼽힌다. 금리가 떨어지면 자연히 보유 금융자산 가치도 떨어져 킥스 비율도 하락하기 때문이다.

심각한 부분은 회계제도 변경에 따른 무·저해지 보험의 해지율 추정 계산에 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11월 “손보사들이 무·저해지 보험의 해지율을 낙관적으로 추정해 실적을 부풀리고 있다”고 지적하며 원칙 형태의 계리적 가정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이어 보수적인 ‘원칙 모형’과 상대적으로 낙관적인 ‘예외 모형’ 중 하나를 선택해 회계에 반영토록했다.

롯데손보는 다른 회사와 달리 유일하게 예외 모형 적용에 관심을 둔 것으로 전해진다. 원칙 모형을 적용하면 킥스 비율이 150% 밑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매각 시 가격 측면 등 협상에서 불리해지는 위치가 되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금융당국도 롯데손보의 자본 건전성 상황을 살펴보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전날 롯데손보를 상대로 수시검사에 착수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말 롯데손보를 정기검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통상 킥스 비율이 낮은 회사는 미래 가정율을 낙관적으로 간주하는경우가 있는데, 이같은 측면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시장에서는 롯데손보가 무·저해지 보험 관련 해지율 산출 모형을 낙관적으로 보겠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국이 압박수위를 높이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롯데손보는 설상가상으로 자본성 증권 발행도 철회하는 상황에 놓였다. 전날 롯데손보는 1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철회했다.

롯데손보 측은 "금리 상황, 급격한 경제와 대외 여건 변화 및 새로운 제도 도입 등으로 투자자 보호를 위해 발행 시점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주주 사모펀드가 롯데손보 경영을 보수적으로 해나갈 방침을 검토하고 있고 컨설팅도 받았지만 우량 보험 자산을 축적하기 위해선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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