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EBN AI 그래픽 DB]](https://cdn.ebn.co.kr/news/photo/202502/1652453_665096_3916.jpg)
국제 금값이 강세를 보이면서 국내 금 투자 열기가 뜨겁다. 하지만 금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가격이 국제 금시세보다 과도하게 높게 형성되는 이른바 '프리미엄 현상'이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증권사도 관련 유의사항을 공지하며 투자자 경고에 나섰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홈페이지를 통해 "ACE KRX금현물 ETF의 장중 순자산가치(NAV)는 과도하게 확대된 국제 금시세와 국내 금시세의 가격차이(프리미엄)를 포함하고 있다"고 공지했다.
이어 "해당 상품을 매수시 프리미엄 만큼 비싸진 가격으로 거래하게 되며, 프리미엄 축소는 가격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반드시 숙지하시어 매매에 유의하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ACE KRX금현물 ETF는 국내 유일 금현물 투자 ETF로, 금 투자 수요가 과열되면서 금현물 ETF 투자도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메리츠증권은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손실을 우려해 이를 안내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직 다른 증권사들은 공식적으로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ACE KRX금현물 ETF의 가격 프리미엄에 따른 고객 손실 우려가 지속될 경우 추가적인 경고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현재 KRX금현물의 가격은 국제 금시세보다 10~20% 높게 거래되고 있다. KRX금현물 가격을 추종하는 ACE KRX금현물 ETF는 지난 4일부터 12거래일 연속으로 괴리율이 1% 이상 발생했다. 괴리율은 ETF의 시장 가격과 실제 NAV 간의 차이를 의미하는데, 이 수치가 높을수록 투자자들은 본질 가치보다 비싼 가격에 ETF를 매수하는 셈이다.
1% 이상의 괴리율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개인 투자자들은 해당 ETF를 꾸준히 순매수하고 있다. 괴리율이 1%를 초과한 지난 4일부터 19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매일 순매수를 기록했고 총 순매수 규모도 903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기관 및 외국인 투자자들은 순매도로 집계됐다.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집중되자 한국투자신탁운용도 홈페이지에 ACE KRX금현물 관련 FAQ를 게시하고 투자자들이 ETF 가격 변동성에 대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 제공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금 시세는 국제 금 시세를 바탕으로 달러화 환율과 국내 수급 상황을 고려해 결정되는데 최근 국내에서 금 품귀 현상이 일 정도로 수급 문제가 생기면서 프리미엄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KRX금현물 ETF 괴리율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금에 대한 수요 급증으로 인해 괴리율이 일시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며 "괴리율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있고 해당 정보를 정기적으로 공시하고 있는 만큼 투자 결정을 내리는 데 참고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국내 금 시장에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는 국제 금 시장과의 괴리율이 완화된다면 단기적으로 KRX금현물 ETF에 충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국제 금 가격의 상승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관세 불확실성 및 물가 우려 등이 안전자산 선호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흥국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도 금 가격을 견인할 전망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국제 금시세와 KRX금시장의 가격 차이가 줄어들 경우 충격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이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 부족과 글로벌 포모(FOMO) 현상이 안정화되면서 점진적으로 괴리율이 정상화되는 과정에 대비가 요구된다"며 "금은 괴리율 평균 회귀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금에 대한 비중을 KRX 금 현물 지수보다 국제 금 현물 지수 또는 금 선물 지수를 추종하는 방식을 활용하는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제 금 가격과 괴리가 큰 상황에서 단기 차익을 노린 투자는 위험할 수 있다"며 "투자 시점과 가격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