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객이 스타벅스의 구독 서비스 ’버디패스’를 이용하고 있다. [출처=스타벅스코리아]
한 고객이 스타벅스의 구독 서비스 ’버디패스’를 이용하고 있다. [출처=스타벅스코리아]

국내 경기 불황 속 소비시장 전반에 구독경제가 확산하고 있다. 구독경제란 정기적으로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원하는 기간만큼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받는 비즈니스 모델로 소비자는 초기 비용의 부담 없이 맞춤형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기업은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와 효율적인 고객 관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기업들은 정기 구독 서비스를 새로 내놓거나 기존 서비스를 강화하며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먼저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해 12월 정기 구독 서비스 ‘버디패스를’ 출시했다. 버디패스는 스타벅스가 한국에서만 선보인 서비스로 월 7900원에 오후 2시 이후 사용 가능한 제조 음료 30% 할인권과 함께 배송 무료 쿠폰 등의 혜택도 제공한다.

스타벅스는 버디패스 출시 이전 두 달 동안 시범 운영을 실시했다. 스타벅스 측은 해당 기간 버디패스 가입자의 소비 패턴을 분석한 결과 이용자들이 매장에서 구매하는 금액과 방문 빈도가 구독 전 대비 각각 61%, 7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hy는 자사몰 ‘프레딧’ 정기 구독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주문한 제품을 정해진 일정에 맞춰 주기적으로 받아보는 서비스를 운영 중으로, 자체 유통망인 ‘프레시 매니저’가 온라인몰 취급 제품 대부분을 무료로 정기배송하는 방식이다. 작년에는 정기 구독 서비스를 개편하면서 푸드 & 라이프 제품군 구독 시 최대 20% 할인, 10% 페이백 쿠폰, 결제 금액 1% 적립 등으로 혜택을 넓혔다.

이와 함께 hy는 프레딧 유료 멤버십(연회비 3만5000원)을 운영하고 있다. 멤버십 회원이 아니어도 정기 구독 서비스 이용은 가능하지만 유료 멤버십으로 적립금, 할인쿠폰, 제품 무료 신청 등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프레딧 회원 수는 지난해 7월 200만명에서 지난달 240만명을 돌파했고, 멤버십 가입자도 꾸준히 증가해 4만명까지 늘었다. 매출 역시 지난해 12월 기준 계란 카테고리의 정기 계약 건수가 전년 동월 대비 14.5% 늘었으며 같은 기간 두부와 샐러드 카테고리도 각각 12.2%, 13.6% 성장했다.

특히 정기 구독 서비스는 가성비와 브랜드 경험, 타인의 추천 등을 적극 받아들이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이용이 증가하는 모양새다.

KB국민카드가 최근 구독 서비스 10개 결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정기 구독 이용고객 연령대 비중은 30대가 24%로 가장 높았고 40대 23%, 20대 22%, 50대 20%, 60대 이상 11% 순으로 나타났다.

고객들이 여가와 실생활 편의를 중심으로 한 정기 구독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며 해당 서비스가 일상 필수 소비 영역으로 확장 중이라고 회사 측은 분석했다.

이렇듯 정기 구독 서비스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자 많은 식품기업이 대세를 뒤따르고 있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크리스피크림 도넛은 지난달 말 기존 월간 구독 서비스를 리뉴얼한 ‘오글패스’를 내놓았다. 크리스피크림 도넛의 인기 메뉴 2종을 할인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오리지널 글레이즈드(3개입)의 경우 정상가 대비 63% 할인된 가격에 월 10회 이용, 아메리카노(M)는 정상가 대비 약 81% 할인 가격에 월 25회 이용으로 구성됐다.

도드람도 최근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 ‘도드람 구독’을 새로 출시했다. 주마다 다른 구성의 도드람한돈과 간편식을 정기 배송하는 한편, 구독 횟수가 증가할수록 추가 할인 혜택도 증정한다.

구독경제는 최근의 소비 트렌드에 힘입어 지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 불황으로 지출을 줄이되, 확실한 것에 지속 소비하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식품 정기배송 서비스의 경우 소비자들은 중간 유통 과정이 최소화되는 데 따른 신선한 제품을 공급받을 수 있고, 식품업체들은 구독 서비스를 통해 충성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측 설명이다. 고객이 다른 상품이나 서비스로 갈아타지 않는 않는 ‘락인(Lock-In) 효과를 토대로 고객 데이터 분석을 통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구독경제 시장은 지난 2020년 기준 약 40조원 규모였는 데 반해 올해는 100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고물가 기조 속 소비를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이 늘면서 불필요하거나 가성비가 떨어지는 정기 구독 서비스는 외면받기 십상”이라며 “고객 데이터 분석 등으로 개개인이 꾸준히 찾는 서비스를 경쟁력 있는 가격에 제시하는 게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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