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SK그룹]](https://cdn.ebn.co.kr/news/photo/202502/1653331_666069_551.jpg)
SK그룹이 고강도 사업 리밸런싱(Rebalancing·재조정)을 토대로 조직 슬림화와 인공지능(AI) 중심의 사업 재편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SK㈜ 종속회사는 2023년 말 기준 716개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660개로 줄었다. 종속회사는 78개가 줄었지만, 22개가 늘면서 3개 분기 만에 총 56개가 감소했다.
2023년 한 해 동안 종속회사가 195개 늘고 51개 감소하면서 144개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가파른 감소세다.
지난해 그룹 에너지 부문 중간 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과 알짜 비상장사로 꼽히는 SK E&S의 합병을 단행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그룹 에너지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이자 배터리 계열사인 SK온의 투자자금 확보에 나섰다.
재무구조 안정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현금 확보를 위한 사업 매각도 단행했다. SK그룹의 투자형 지주사인 SK㈜는 지난해 100% 자회사인 SK스페셜티 지분 85%를 국내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에 넘겼다. 매각 지분 가치는 2조7000억원 규모다.
외에도 SK렌터카(8200억원)를 비롯해 △SK피유코어(4024억원) △CMP(Chemical Mechanical Polishing )패드 사업(3410억원) △박막사업부(950억원) 등의 매각을 완료했거나 절차를 밟고 있다.
■ AI 중심 사업 재편 가속…ABC(AI·배터리·반도체)로 투자축 변경
SK그룹 리밸런싱의 핵심은 'AI' 중심의 사업 재편이다. 오는 2026년까지 80조원의 재원을 확보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필두로 한 AI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개인형 AI 비서 등의 산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이에 그룹 투자의 큰 축을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에서 ABC(AI·배터리·반도체)로 변경했다.
그룹 계열사들의 AI 사업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르면 연내 에이닷을 구독 모델로 전환해 유료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의 다른 서비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요금제와 연동 등의 방식도 검토 중이다.
SK에코플랜트는 작년 말 반도체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이테크 사업 조직을 신설해 주목받았다. 이어 AI 데이터센터 시장 선점을 위한 에너지 사업 조직을 별도로 독립시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임직원들에게 AI를 그룹의 본원적 사업 역량으로 활용하자고 주문했다. 앞서 최 회장은 이달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만나 AI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AI 사업에 열의를 보인 바 있다.
최 회장은 연초 신년사에서 “AI 산업의 급성장에 따른 글로벌 산업구조와 시장 재편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며 “AI를 활용해 본원적 사업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AI를 실제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AI 반도체 기술, 글로벌 AI 서비스 사업자와의 협업 역량, 에너지 솔루션 등 우리가 가진 강점은 AI 시장의 주요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며 “‘따로 또 같이’ 정신 아래 각 멤버사가 새 사업 기회를 함께 만들고 고객에게 제공하면 AI 밸류체인 리더십 확보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