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합]](https://cdn.ebn.co.kr/news/photo/202503/1653372_666606_3429.png)
올해로 취임 4년째를 맞은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사법리스크 시험대에 오른다. 부당 내부거래 혐의로 2년 만에 형사재판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행정재판에서 부당지원 행위라고 판단한 만큼 향후 형량에 이목이 집중된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는 최근 구자은 LS그룹 회장과 구자엽 LS전선 회장, 도석구 LS MnM(옛 니꼬동제련) 대표, 명노현 LS 대표 등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사건의 쟁점과 증거를 정리하는 공판준비기일을 2~3회 거친 이후 본재판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사건은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지난 2018년 LS그룹이 LS글로벌을 부당 지원했다고 보고, 과징금 259억6천100만원을 부과하며 관련자들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검찰은 LS가 총수일가의 공동출자로 설립한 회사에 통행세 명목으로 부당한 이익을 줬다고 봤다. ‘전기동(동광석을 제련한 전선 원재료)’ 거래에 LS글로벌을 끼워 넣고, 중간이윤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통행세를 몰아줬다는 혐의다.
LS글로벌은 LS그룹 계열사로 지난 2005년 12월 설립됐다. 당시 LS글로벌 지분 51%는 LS가, 나머지 49%는 구자은 회장과 구자엽 회장 등 총수일가 12명이 보유했었다.
이를 통해 LS 총수일가는 14년간 21조원 상당의 전기동 일감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부당거래를 했다는 주장이다.
LS는 해외에서 전기동을 수입해오다 2006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전선 계열사(LS니꼬동제련·LS전선)들이 LS글로벌을 통해 국산·해외 전기동을 매입하게 됐다.
LS글로벌 신설 이후 2006~2019년에 걸쳐 LS니꼬동제련은 LS글로벌에 총 233만톤을 할인된 가격으로 몰아줬다는 지적이다.
구자은·구자엽 회장 등은 2006년에서 2018년 사이 LS전선이 LS글로벌로부터 약 4조원 규모의 수입 전기동 38만여톤을 매입하면서 고액의 마진을 지급, 약 87억원을 부당 지원한 혐의도 받는다.
형사재판이 2년 만에 열린데는 같은 사건을 다룬 공정거래위원회와의 행정소송의 결과를 기다려서다. 행정소송은 지난해 7월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하면서 2심 판결을 확정됐다.
2심 재판부는 부당 지원 사실은 인정한 상태다. 다만 공정위가 LS그룹에 부과한 과징금 259억6100만원 중 189억2200만원을 취소했다. 공정위가 전기동 ‘정상 가격’을 잘못 선정했다는 판단에서다.
검찰은 준비기일 기간 동안 공정위가 재산정한 정상가격을 반영해 본격적인 재판에 나설 전망이다.
법조계에서는 행정재판에서 부당지원 행위라고 판단한 만큼 이번에도 유죄를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향후 내려질 형량은 법원의 결정에 달렸다는 게 법조계 시각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22년 회장직을 맡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끌고 있는 구자은 회장은 물론 기업 이미지에 타격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LS그룹은 구 회장 취임 이후 가파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LS의 2021년 매출은 12조8292억원, 영업이익은 5753억원에 불과했으나 구 회장 취임 3년 차에는 각각 14조원, 5000억원 가량 상승했다. LS 연결실적에 반영되는 주요 계열사도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그룹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국내 경제 침체 지속 및 트럼프 2기 행정부 집권 이후 불확실성이 짙어지면서 마냥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다. 사법리스크 지속으로 대내외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해질 경우 사업 성장에 제동이 걸릴 수 있는 것도 배제하기 어렵다. 구자은 회장의 대응에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
재계 관계자는 "부당내부거래 재판으로 최악의 상황을 맞진 않겠지만 기업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