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나노급 6세대 공정이 적용된 마이크론의 DDR5 [출처=마이크론 사이트 캡처]](https://cdn.ebn.co.kr/news/photo/202502/1653499_666284_5342.png)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내년부터 일본 히로시마 공장에서 최첨단 메모리 반도체 양산을 시작한다. 이를 계기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고 있는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마이크론의 점유율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28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히로시마 공장에서 1γ(감마) 공정 기반 차세대 D램을 양산한다. 1감마 공정은 6세대 10나노급 D램 표기 방식이며 반도체 업계에선 이를 통상 1c 공정이라 부른다.
히로시마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기존 대비 전송 속도가 15% 향상되고 소비 전력이 20% 이상 절감되며 단위 면적당 저장 용량이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마이크론의 D램 시장 점유율은 3위로 삼성전자(1위), SK하이닉스(2위)의 뒤를 쫓고 있다. 이번 최첨단 D램 양산 개시는 마이크론의 경쟁력과 입지를 강화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론은 2023년 5월 최대 5000억엔을 투자해 히로시마 공장에서 10나노 6세대(1감마) 공정의 차세대 D램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일본 정부는 최대 1920억엔의 보조금 지원을 결정했다.
이번 양산 계획은 인공지능(AI) 및 데이터센터 시장에서의 메모리 공급 안정성 확보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히로시마 공장에서 양산하는 첨단제품은 고대역폭 메모리(HBM)에도 사용된다.
HBM은 생성형 AI 운영에 필수적인 반도체다. 세계적으로 공급 부족현상을 겪고 있어 마이크론의 양산이 업계 내 공급 안정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마이크론은 오는 6월까지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도 히로시마 공장에 도입한다. EUV는 초미세 공정 필수 장비다. 일본 내에서는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가 시험 제작용으로 설치한 적은 있으나 양산용으로 도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보도했다.
마이크론은 이미 대만 공장에서 EUV 노광 장비를 가동 중이며 품질을 검증한 후 히로시마에서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한다는 전략이다.
마이크론이 양산 능력을 확대하고 경쟁력을 키워갈수록 K-반도체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는 공급 과잉 리스크 증가, 점유율 축소 등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메모리 반도체 ‘빅3’ 중 유일한 미국 기업이다. 미국의 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에 힘입어 가파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마이크론의 HBM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3% 수준으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크게 밀리지만 5세대 HBM3E 12단의 경우 한국 제품보다 전력 효율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팁랭크스는 “마이크론이 삼성·SK와 정면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아직은 기술 격차가 크기 때문에 단기간 내 점유율 변동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론이 미국 정부 지원으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긴 하지만 수율·양산성 측면에서 삼성·SK를 따라잡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K-반도체도 기술개발 속도를 높여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