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 낀 여의도 증권가 전경.[출처=연합]
▶ 구름 낀 여의도 증권가 전경.[출처=연합]

작년 하반기부터 찬바람이 불었던 기업공개(IPO) 시장에 최근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중·소형주 위주로 반년 만에 ‘따따블(공모가 대비 300% 상승)’이 나오는가 하면 상장 첫날 강세 기조가 계속되고 있다.

다만 대어급 IPO는 오히려 흥행 실패가 잇따르며 시장 분위기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된 엠디바이스와 에스엠씨지는 공모가 대비 상승 출발했다. 오전 9시 26분 기준 엠디바이스는 공모가 대비 90.06% 뛰었고, 에스엠씨지는 8.44% 올라 거래되고 있다.

연초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를 하회하던 것과 달리 지난달 중순부터는 상장 첫날 공모가를 상회하는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스팩(SPAC) 제외 지난달 13일까지 10개 종목이 신규 상장됐는데 이 중 아스테라시스와 아이에스티이를 제외하고 모두 상장일 하락 마감했다. 하락 종목에는 올해 IPO 최대어로 꼽히는 LG씨엔에스(CNS)도 포함됐다.

반면 지난달 14일 상장한 오름테라퓨틱부터 6개 종목이 연속해서 첫날 상승 마감했다. 특히 위너스의 경우 지난해 8월 상장한 티디에스팜 이후 처음으로 상장 첫날 상한가를 기록했다. 7일 신규 상장한 2개 종목도 상승 마감한다면 8개 종목 연속 강세인 만큼 IPO 시장 반등을 기대해 볼 만 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대형 IPO 기업을 향한 시장의 냉랭한 반응은 쉽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LG CNS에 이어 연초 대어로 관심을 모았던 서울보증보험(SGI서울보증)은 상장 전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투자자대상 청약에서 모두 흥행에 실패했다.

국내외 1509개 기관이 참여한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240.8대 1을 기록했고, 80% 이상이 공모가 희망 범위 하단 가격에 주문했다. 서울보증보험은 최종 공모가를 희망 범위 하단인 2만6000원으로 확정했다. 5~6일 진행된 일반 청약 경쟁률도 미래에셋증권 창구 기준 9.07대 1, 삼성증권 기준 5.35대 1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청약증거금도 1945억원에 불과했다.

서울보증보험은 2023년 상장에 도전했지만 부진한 수요예측에 결국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이번 재도전에서 공모가를 2023년 대비 30% 이상 가격을 낮추고 새로운 주주환원정책을 수립하면서 배당 매력도를 끌어올렸으나, 100% 구주매출이라는 점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공모주 시장에 도는 온기를 반기면서도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종목별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신규 상장 종목들의 양호한 성과는 상장 직후 차익실현 매물 출회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았고, 전방 산업의 성장성과 실적의 안정성이 예상됐기 때문”이라며 “증시 반등도 신규 상장 기업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대부분의 IPO 기업들이 상장 이후 조정 가능성이 높은 주변 환경임을 감안해야 한다”며 “충분한 시장 체질 개선 이전까지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높아 신중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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