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N 미래산업부 김채린 기자
EBN 미래산업부 김채린 기자

"올해 화두는 'AICT' 컴퍼니로의 완전한 전환이다. "

MWC 2025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영섭 KT 대표가 내놓은 당찬 미래 청사진이다. KT의 인공지능(AI) 기술 포부를 듣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실현성이 있는가' 하는 의문이었다. 

김영섭 대표는 이번 MWC 전시 일정 중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AI 사업 방향성 소개를 위해 기자들과 만났다.

이날 간담회를 통해 김 대표와 실무진들이 강조한 부분은 B2B다. 

한국적 AI와 KT SPC(Secure Public Cloud)를 올해 2분기 안에 상용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산업의 AX(AI전환) 혁신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에서다. 

이달 3일부터 6일까지 나흘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MWC에서 국내 이동통신사 3사는 당당히 부스를 마련해 위상을 뽐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3사가 모두 모여 MWC에 부스를 마련한 것은 처음이었다. 삼성전자 등도 함께 참여해 국내 기업의 AI 중심의 통신 및 네트워크, 모바일 기술 등을 뽐냈지만 마음 한구석에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수 없었다. 

우선적으로 느껴지는 아쉬움은 기술력의 한계다. AI라는 주제 특성상 직접적으로 눈에 보이기 보다, 기술적인 접근이 필요해 관람객에게 기술력을 전달하는 것은 한계가 존재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자사가 개발 중이거나 이미 개발을 완료한 기술들을 부스 내에서 실현, 관람객에게 직접적으로 전달하고자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다. 

다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모두 자체 기술 보다는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업 등을 통해 마련한 돌파구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KT부스에서는 이른바 K-컬처를 주제로 부스가 꾸려졌다. 신기술을 알리는 전시관이라기 보다는 한국의 전통놀이와 춤을 전파하는 등 일반적인 문화를 알리는 자리처럼 보였다. 

아쉬움의 근본적인 배경은 글로벌 통신사와의 격차다. MWC에서 글로벌 통신사는 단순한 통신 서비스 제공을 넘어 AI·데이터·보안·클라우드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었다.

AI가 접목된 기술력을 가시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노력도 느낄 수 있었다. 가령 화웨이는 AI 기술을 적용해, 스페인에서 중국에 있는 자동차를 원격으로 운전하는 모습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현장에서는 한국 통신사의 '탈(脫) 통신' 전략에서 글로벌 경쟁사들과 비교해 차별성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특히 KT가 'K-STREET'를 테마로 AI와 K-컬처가 융합된 미래 일상을 구현을 위해 꾸린 전시관이 혹평을 받았다.

해당 전시관에서는 AI 실시간 번역을 활용한 경기장 중계, AI 기반 스마트 홈 솔루션, AI 영상 분석 보안 기술, K팝 댄스 챌린지 등 실제 생활 속에서 활용될 AI 서비스를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그러나 B2B 사업을 강화하겠다던 전략 소개와는 달리 전시관 내 마련된 기술력은 B2C 사업에 제한된 것처럼 느껴졌다. 

지난해부터 KT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추진 중인 한국형 AI의 정의 역시 아직까지 모호하다.

AI에 한국의 특색을 입히는 것이 기술적으로 까다롭고 어렵다는 게 업무 일선에 있는 관계자의 설명이지만, 동시에 글로벌 진출 활로 모색에 제한을 둘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AI가 하나의 큰 흐름으로 작용하면서 전 산업군에서 메가트렌드인 것은 사실이다. 메가트렌드 내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트렌드를 맹목적으로 쫓기보다는 명확한 방향 설정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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