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의 새 비주얼 브랜드 아이덴티티(VBI). [출처=오비맥주]](https://cdn.ebn.co.kr/news/photo/202503/1654977_667961_1553.jpg)
최근 식품업계에 BI(브랜드 정체성)·CI(기업 정체성) 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변화하는 시장 환경과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인 것으로 해석된다.
1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OB맥주)는 최근 대표 브랜드 카스 BI를 새단장 해 2분기(4~6월)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카스의 로고를 더 세련되게 디자인하고 로고 하단의 ‘FRESH’(프레시)’ 서체를 기존 흘림체에서 간결한 스타일로 변경했다.
그동안 오비맥주가 세부 제품군의 브랜드 서체 등을 변경한 것은 자주 있었지만 카스 전체 제품군 BI를 일괄 교체한 것은 지난 2020년 이후 약 5년 만이다.
남양유업은 지난 10일 새 기업 슬로건과 CI를 발표했다. 새로운 슬로건 ‘건강한 시작’은 남양유업이 추구하는 ESG 경영, 사회공헌, 윤리경영을 기반으로 한 ‘기업의 건강한 변화’와 뛰어난 품질을 바탕으로 소비자 신뢰를 구축하는 ‘남양유업의 건강한 제품’이라는 브랜드 철학을 담고 있다.
이번 CI 디자인은 자사 대표 브랜드 ‘맛있는우유GT’ 제품 로고에서 착안했다. 맛있는우유GT의 부드러운 곡선형 폰트를 적용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기업의 방향성을 담았으며, 스마일 입 모양을 형상화한 심볼은 ‘하루의 건강한 시작을 여는 남양유업 제품을 담은 그릇’이자 ‘맛있는 제품을 통해 지어지는 고객의 웃음’을 나타냈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커피 브랜드 파스쿠찌는 지난달 리브랜딩에 나서며 신규 BI를 공개했다. ‘센스 오브 이탈리아(Sense Of Italy)’를 슬로건으로 일상에서 이탈리아 감각을 전하겠다는 의미를 담았고, 보다 폭넓은 이탈리아 감각을 다루기 위해 기존 로고에 있던 카페(Caffe)라는 단어를 제외했다.
또 이탈리아 에스프레소 특유의 황금빛 크레마를 상징하는 골드 색상을 적용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화했다.
앞서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뚜레쥬르는 지난해 12월 중순 8년 만에 브랜드 리뉴얼을 실시한 바 있다.
신규 BI는 선명하고 볼드한 서체와 세련된 디자인을 적용했다. 이에 더해 기존 건강한 데일리 베이커리의 브랜드 철학은 이어가면서 제품과 공간의 혁신을 통해 ‘프리미엄 베이커리 카페’로 나아가겠다는 상징성을 담아 뚜레쥬르(TOUS les JOURS)를 ‘TLJ’로 줄여 애칭으로 사용키로 했다.
롯데웰푸드의 유가공 브랜드 파스퇴르도 같은 시기 새 BI를 적용했다.
신규 BI는 기존 BI의 전문성과 프리미엄 이미지를 유지하되 높은 가독성을 위해 색상과 문자를 분리했다. 빨강, 초록, 파랑의 파스퇴르 심볼 색상은 세 가지 도형으로 형상화돼 파스퇴르가 쌓아온 고품질, 고영양의 가치를 반영했다.
이처럼 식품업체들이 BI·CI 교체 작업에 활발한 이유는 시장 환경 변화와 소비자 트렌드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인 필요성 때문이다.
오비맥주 측은 카스가 국내 맥주 시장 1위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혁신’ ‘신선함’의 가치를 강화해 더 큰 성취를 향해 한 단계 도약하자는 취지로 리뉴얼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남양유업 측은 소비자 신뢰 회복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새 슬로건과 CI를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CJ푸드빌 측은 글로벌을 지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프랜차이즈 본고장 미국에서 뚜레쥬르가 발음하기 어려울 수 있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BI를 변경했다고 밝혔다.
롯데웰푸드 측은 파스퇴르가 앞으로 우유뿐만 아니라 우유 기반의 영양식 등으로 사업 확장을 시도할 예정이기 때문에 새로운 BI를 정립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식품기업들의 BI·CI 변경은 급변하는 시장에서의 위치를 공고히 하고, 글로벌 및 새로운 사업군 진출을 위해 지속될 전망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비슷한 제품과 브랜드가 넘치는 시장에서 소비자 선택을 받기 위해선 심미적, 감성적 차별화를 나타낸 BI와 CI가 중요하다”며 “여기에 패키지, 모바일, 웹사이트 등 다양한 온·오프라인 접점과 국내외 시장에서 통용될 수 있는 일관된 브랜드 이미지 확보가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