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 [출처=연합뉴스]
아파트 단지. [출처=연합뉴스]

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5000건을 돌파했다. 특히 강남권의 거래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강남구 거래의 68%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0.20% 올라 4주 연속 상승폭이 확대됐다. 강남 4구가 있는 동남권은 0.58% 상승해 지난 2018년 9월 첫째주(0.66%) 이후 6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도 지난주 하락을 멈추거나 상승 전환하는 등 상승세가 외곽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서울  25개구 가운데 매매가격이 떨어진 곳은 한 곳도 없다.

서울 아파트 2월 거래량은 15일 기준 신고 건수(계약일 기준)가 5138건을 기록했다. 신고일이 보름 가까이 남았는데도 벌써 5000건을 돌파했다.

현재까지 2월 거래량이 가장 많은 곳은 송파구로 428건이 신고됐다. 이어 강남구가 419건, 강동구가 344건으로 차례를 뒤를 이었다. 

특히, 강남구의 거래 신고건수는 이미 1월(198건) 거래량의 2배가 넘었다. 지난달 13일자로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풀린 뒤 계약이 대폭 늘었다. 

이달 15일까지 신고된 2월 서울 아파트 매매 5138건 가운데 토지거래허가 해제 후인 13일 이후 계약 건은 3281건으로 전체의 63.9%에 달했다.

강남구는 전체 419건 가운데 토허제 해제 후 288건이 계약된 것으로 나타났다. 2월 거래량의 68.7%에 달한다.

송파구도 현재까지 신고된 428건 가운데 62.6%인 268건이 잠실 토허제 해제 후 계약이 이뤄졌다.

이는 지난달 말 서울시가 "2월 토허제 해제 이후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 거래량 증가는 미미해 실질적인 매수세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있으며, 평균 거래가는 오히려 하락해 전반적인 가격 급등 현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한 것과 정반대다. 

강남 토허제 해제의 위력은 비강남에도 영향을 미쳤다.

마포구 아파트 2월 거래량 289건 가운데 69.2%인 200건이 토허제 해제 직후인 13일 이후 계약이 이뤄졌다. 성동구는 325건 중 68.6%인 223건이 토허제 해제 후 계약됐다.

노원구는 현재 336건 중 59.2%인 200건이 강남 토허제 해제 후 거래됐다.

대출 규제 완화와 금리 인하도 거래량을 밀어올렸다. 지난해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한도 관리로 막혀 있던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자금 대출이 올해 들어 일부 풀리면서 거래량이 는 것이다. 

경기 침체에 따른 기준금리 인하도 연초부터 이미 예고됐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5일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한 데 이어 올해 2∼3차례 추가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토허제 해제가 집값 상승 기대감에 기름을 부었다는 게 중론이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심상찮아지자 서울시는 토허제 해제 한 달 만에 재지정을 언급했다.

서울시는 지난 13일 정부 합동 부동산시장 점검 회의에서 "서울 주택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과도하게 상승할 경우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을 즉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의 대출 관리에 나섰다. 집값이 계속 오를 경우 대출 축소를 재개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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