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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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하와 토지허가제 해제로 수도권 아파트값이 상승하면서 가계대출 잔액도 들썩이고 있다. 주요 은행들 대부분이 대출 가산금리를 내린 가운데 대출 잔액도 억눌러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다.

주요 은행들은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 제한 등 대출 장벽을 유지하며 실수요자 중심의 대출을 통해 잔액을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초 뒷걸음쳤던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2월 들어 4조3000억원 늘어 증가세로 전환됐다. 시장에 큰 영향을 줄 정도로 급등한 수치는 아니지만 2월 아파트 거래량이 증가한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당장 이달 가계대출 잔액 증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울 아파트 월 거래량도 늘었다. 작년 말 거시건전성 정책 등의 영향으로 3000호까지 떨어졌지만 2월에는 이사 수요 등과 맞물려 이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가계대출에 한 두달 시차를 두고 반영이 되는 만큼 당장 3월 가계대출 잔액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이날 열린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 이후 강남 3구 등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오르면서 가계대출 잔액이 다시 들썩일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은행들은 3월 시장 상황 판단을 통해 적극적인 잔액 관리에 나서기로 했다. 일단 일별로 주담대 신청 추이와 취급현황을 들여다 보고 있다. 최근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등 단기 급등한 일부 지역의 주택 관련 대출을 취급할 경우 리스크에 미치는 영향을 따지는 것도 중점 사안이다.

금융당국은 당분간 주담대 신규 취급 추이 등을 지역별로 세분화해서 모니터링 한다는 방침이다. 

은행들은 실수요자 위주로 자금을 공급한다는 계획이지만 대출 금리가 떨어지면서 당연히 수요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당국의 대출 금리 인하 압박 분위기로 인해 금리를 내리면서도 대출 잔액도 늘지 않게 관리해야 하니 부담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신한은행이 지난 14일 가계대출 가산금리를 최대 0.2%p 인하했고 앞서 하나은행·우리은행·농협은행 등도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가산금리를 0.15~0.4%p 낮췄다.

KB국민은행만 가산금리를 내리지 않고 있다. KB국민은행이 가산금리를 내리지 않는데는 가계대출 잔액 관리와 무방하지 않다. 

올해 대출 금리는 더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 한국은행이 올해 2~3회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가계대출 잔액은 또 자극받을 수 있다. 

한은의 실증 분석 결과 가계대출 금리가 3.2% 이하인 '저금리' 상황에서는 금리 하락이 가계대출과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는 '중금리'(3.2∼4.8%) 상태의 2.7배, 1.9배에 이르렀다.

은행권은 갭투자를 제한하고 다주택자의 대출을 맞는 등 실수요자 중심으로만 대출을 진행해 잔액을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금리를 인하한 만큼 가계대출 잔액이 늘어날수 있어 모니터링 중"이라며 "다만 여전히 시중은행들은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 제한 등 실수요자 중심의 대출 정책을 유지하고 있어서 급격한 잔액 변동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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