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저평가된 주가 회복과 주주 신뢰 회복에 방점을 뒀다. [출처=연합뉴스]
신세계그룹이 저평가된 주가 회복과 주주 신뢰 회복에 방점을 뒀다. [출처=연합뉴스]

신세계그룹이 기업가치 제고 작업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신세계와 이마트 모두 단기 실적 개선을 넘어, 저평가된 주가 회복과 주주 신뢰 회복에 방점을 뒀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오는 26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이행 현황을 분기별로 공시하는 방안을 포함해 실행력을 높이는 안건들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번 정기 주총에서는 최택원 이마트 영업본부장 전무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도 상정돼 있다. 이는 현장 중심 경영과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한 인사로, 경영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려는 그룹의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 

이마트는 지난 2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며, 실질적인 이행 점검과 시장과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약속한 바 있다.

신세계그룹의 이 같은 노력은 수년간 이어진 주가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장기 전략의 일환이다. 

이마트 주가는 지난 2018년 주당 31만원을 돌파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해 6월 기준 5만5500원까지 떨어졌다. 시가총액은 9조원대에서 1조원대로 급감했고,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18배로 코스피 상장사 중 최하위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인 외부 변수도 있었지만, 온라인 쇼핑 트렌드에 대한 늦은 대응, 대형 M&A(인수합병)의 기대 이하 성과 등 내부적 원인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신세계와 이마트는 비용 절감이나 단기적인 수치 개선보다 조직 개편·정보 투명성 강화·책임 경영을 중심으로 한 본질적인 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용진 회장의 연봉 자진 삭감은 그룹 차원의 책임 경영 기조를 상징하는 조치로 해석된다.

지난해 이마트는 통상임금 관련 2000억원대의 일회성 비용에도 불구하고 47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정 회장은 전년 대비 2.4% 줄어든 36억9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임원 보수 총액 또한 70% 이상 줄었다.

신세계그룹 측은 "회장단의 보수 감액은 책임 경영과 쇄신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며 회장단이 직접 변화에 앞장서겠다는 의미를 강조했다. 실제 지난해 정 회장은 주요 계열사 대표 교체, 사업부 구조 개편 등 강도 높은 인사를 단행하며 그룹 전체의 체질 개선을 이끌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신세계가 과거 실적에 머무르지 않고, 본업 경쟁력 회복과 재무 안정성 강화, 그리고 투명한 정보 공개를 통해 시장과 주주가 납득할 수 있는 성장을 이뤄나가겠다는 방향성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 회장이 여전히 미등기 임원이라는 점에서 제도적 책임성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소액주주연대 '액트'는 정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을 요청하는 주주서한을 보냈으나, 요건 미충족으로 안건으로는 채택되지 못했다.

하지만 신세계그룹은 기업가치를 장기적 관점에서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최근 이명희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지분 10%를 약 2250억원에 매입한 것은 책임 경영과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이마트는 상반기 내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인 '밸류업'을 공시할 예정이며, 배당금 확대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이번 주총은 신세계와 이마트가 전략적으로 움직이는 변화의 출발점이자, 시장과의 신뢰를 재구축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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