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남구 미포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울산GPS 전경. [출처=이남석 EBN 기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503/1656739_669999_195.jpg)
[울산=이남석 기자] 울산 남구 미포국가산업단지에는 'SK가스'와 울산이 자랑하는 명물이 하나 있다. 세계 최초의 LNG(액화천연가스)·LPG(액화석유가스) 복합 발전소인 '울산GPS'가 주인공이다.
25일 오후 찾은 '울산GPS'는 친환경 첨단 발전소라는 명성에 걸맞게 깔끔하고 반듯한 모습을 구축하고 있었다. 흐린 하늘을 뒷배경 삼아 펼쳐진 약 4만5000평의 부지에는 스팀터빈 1기와 가스터빈 2기, 수처리 시설과 냉각탑 등이 균형 있게 자리 잡은 채 숨 가쁘게 구동 중이었다.
가스터빈 시설은 내부 입장이 불가해 직접 보지는 못했다. 다만 밖에서 보이는 일부 모습에서 정갈한 내부 풍경을 조금이나마 예상할 수 있었다. 직사각형 건물의 창문 사이로 민트색 옷을 차려입은 '가스터빈' 철 구조물들이 최대 40m 높이로 대나무처럼 올곧게 자리 잡은 모습이 엿보였다.
![울산 남구 미포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울산GPS 내 가스터빈. [출처=이남석 EBN 기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503/1656739_670000_2038.jpg)
가스터빈 옆에 위치한 '스팀터빈'은 3개의 굵직한 원통형 스팀이 각각 L1, L2, L3라는 명칭 아래 나열돼 있었다. 지멘스에서 특별 설계한 연소기는 '역화' 현상을 바로 잡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안전성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울산GPS 관계자는 "LPG를 같이 쓰다 보니 연소기 개발 계약을 따로 맺고 특별하게 설계했다"며 "LPG가 LNG 보다 조금 더 무거운데 연소 시 역화라는 현상이 발생하기기 쉬워 이에 맞도록 지멘스에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울산GPS는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하는 SK가스의 역점 사업 중 하나다. 축구 경기장 19개가 들어설 수 있는 거대한 부지를 사들이고, 첨단 발전소를 짓는 데 쏟아부은 투자액만 1조4000억원에 달한다.
발전소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생산 효율성이 꼽힌다. 시황에 따라 LNG와 LPG 원료 모두 사용 가능한 덕분이다. 가령 LNG 가격이 LPG 가격보다 높을 경우 LPG를 대체 연료로 사용하는 식이다. 이를 통해 에너지 가격 변동성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울산GPS는 지난해 12월 상업가동을 시작했다. 가동 시점을 기준으로 아직 1살이 안된 셈이다. 신생아 발전소임에도 발전 용량은 어마하다. 발전 용량만 1.2GW에 달하는데, 이는 원자력 발전소 1기와 맞먹는 규모다. 연간 생산 전력량으로 환산하면 280만 가구가 1년간(가구당 月250kWh 이용 기준) 사용할 수 있다. 연간 90~100만 톤의 LNG는 5km 정도 떨어진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로부터 공급 받아 쓰고 있다.
![울산 남구 미포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울산GPS 내 '스팀터빈'. [출처=이남석 EBN 기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503/1656739_670001_2142.jpg)
■ "안정적으로 전력 생산하고 수익 극대화"
조승호 울산GPS 대표는 울산GPS의 첫번째 장점으로 대규모 전력수요처를 배후에 보유한 점을 꼽았다.
조 대표는 "LNG와 LPG 스팟 가격이 다르게 움직이는 시장 상황을 활용해서 안정적으로 전력을 생산하고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 첫 번째 장점"이라며 "산업 단지 내 대규모 화력발전소와 가스발전소가 있는 건 울산GPS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우수한 입지 조건의 이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조 대표는 "전력을 생산해서 국가 전력망에 보내려면 변전소가 상당히 중요하다"며 "저희는 직선거리 700m에 (변전소가) 있어 전력을 생산해 성전할 때 효율은 좋고 로스(손실)는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울산 GPS는 친환경 발전소로도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최신 고효율 설비를 도입, 온실가스 감축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2022년에는 환경오염물질 저감과 무탄소 전원 도입 계획을 인정받아 국내 가스복합발전소 최초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인증평가 중 녹색금융 최고 등급인 ‘G1’ 등급의 녹색채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울산GPS는 향후 수소 혼소와 전소 모델을 통해 '넷 제로(Net Zero)' 달성에 속도를를 낼 계획이다.
조 대표는 "울산GPS는 발전을 할 때 다른 발전소 대비 CO2를 적게 배출한다"며 "이러한 점들을 인정받아서 녹색 채권을 승인받았고 저희의 큰 강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조승호 울산GPS 대표가 25일 울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회사를 소개하는 모습. [출처=이남석 EBN 기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503/1656739_670002_2357.jpg)
■ 상업운전 한달 만에 영업익 280억원 달성
울산GPS는 높은 생산성을 토대로 회사 실적에 기여하고 있다. 울산GPS는 지난해 12월부터 상업운전에 들어간 이후 4분기 28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전 3분기 영업이익이 5억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세다. 단 한 달간의 상업운전만으로 양호한 수익을 거두면서 높은 잠재력을 입증했다. 울산GPS의 선전 덕분에 모회사 SK가스는 4분기 실적이 흑자로 전환하기도 했다.
SK가스는 울산GPS와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의 가동률을 끌어올려 사업구조 외연을 기존 LPG에서 LNG와 발전 사업으로 확장하겠다는 목표다.
윤병석 SK가스 대표는 "KET와 울산GPS의 상업가동은 SK가스 사업다각화의 완성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점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이 점을 얼마나 더 크고 단단하게 만들어 나갈 것이냐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LNG 발전 사업 첫 해인 만큼 지난 40년간 LPG 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해 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발전사업의 안정적인 오퍼레이션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