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연립·다세대주택 시장에서 매매와 월세 거래가 증가한 반면, 전세 거래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월세 비중이 54.4%를 차지하며 전세를 앞질렀고, 준전세 거래가 급증하는 등 임대차 시장의 변화가 두드러졌다.
부동산 빅데이터 및 AI 기반 프롭테크 기업 부동산플래닛이 27일 발표한 ‘2024년 연간 서울시 연립·다세대주택 매매 및 전·월세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매매거래량은 2만6214건으로 전년(2만1736건) 대비 20.6% 증가했다. 거래금액 역시 7조7154억 원에서 9조4711억 원으로 22.8% 늘어나며 3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자치구별로는 서울 25개 구 중 영등포구(-17.8%)와 구로구(-8.0%)를 제외한 23개 구에서 거래량이 증가했다. 특히 광진구의 거래량은 2023년 1000건에서 1537건으로 53.7% 증가해 상승폭이 가장 컸다. 서초구(45.6%), 중랑구(45.2%), 서대문구(41.7%) 등이 뒤를 이었다.
거래금액 증가율에서도 광진구가 68.4%로 1위를 차지했으며, 중랑구(55.0%), 송파구(51.2%), 서대문구(49.7%)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2024년 서울시 연립·다세대주택 전·월세 거래량은 13만7315건으로 전년(13만7980건) 대비 0.5% 감소했다. 이 가운데 전세 거래는 6만2657건으로 전년 대비 12.4% 줄었으나, 월세 거래는 같은 기간 6만6414건에서 7만4658건으로 12.4% 증가했다.
특히,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 비중이 54.4%를 기록하며 전세를 넘어섰다. 월세 유형별로는 △준월세(보증금이 월세의 12~240개월치) 53.4% △준전세(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 초과) 37.9% △순수월세(보증금이 월세의 12개월치 미만) 8.7%를 차지했다.
이 중 준전세 거래가 2023년 1만9503건에서 2024년 2만8309건으로 45.2% 급증했다. 순수월세는 8.0% 증가한 반면, 준월세 거래는 2.6% 감소했다.
자치구별로도 월세 거래는 성동구(-7.9%)를 제외한 24개 구에서 증가했다. 특히 강서구(35.3%), 관악구(29.0%), 양천구(25.7%), 도봉구(20.6%) 등의 증가율이 높았다.
반면, 전세 거래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감소했으며, 25개 구 중 전년 대비 증가한 곳은 성북구(0.8%)가 유일했다. 전세 거래 감소폭이 가장 컸던 지역은 도봉구(-24.7%)였으며, 동대문구(-23.5%), 은평구(-20.7%), 관악구(-19.6%) 등도 큰 폭으로 줄었다.
서울 연립·다세대주택의 평균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금 비율)은 65.4%로 집계됐다. 강서구(74.3%), 영등포구(73.7%), 송파구(73.0%) 등의 전세가율이 높았으며, 용산구(46.1%), 중구(57.0%), 노원구(59.8%)는 60% 이하를 기록했다.
전월세전환율(전세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은 평균 5.6%였으며, 노원구(6.5%)가 가장 높았다. 반면, 광진구·서초구·강동구는 각각 5.3%로 가장 낮았다.
정수민 부동산플래닛 정수민 대표는 "전세사기 우려와 보증금 회수 불안 등으로 월세 선호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며 "서울 연립·다세대주택 시장에서도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되는 흐름이 뚜렷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