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기아를 필두로 주요 완성차 업체가 미국 내 판촉 활동을 확대했다. 오는 4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수입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자, 미국 내 신차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자동차 제조사는 이 기회를 놓치지 말라며 신차 출하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는 후문이다.
29일(현지시간) 오토모티브 뉴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4월 3일부터 수입 자동차와 주요 부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미국 자동차 시장이 큰 혼란에 빠졌다.
이러한 조치에 대응해 자동차 구매자들은 관세 시행 전에 차량을 구매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국의 자동차 쇼룸에는 소비자들이 몰려들고 있으며, 제조업체들은 신차 출하를 서두르고 있다. 딜러들은 경쟁업체들과 모여 대처 방안을 논의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쉐보레 딜러 듀안 패독은 최근 3일 동안 제너럴 모터스(GM)로부터 평소 일주일치 재고의 두 배에 해당하는 약 100대의 차량을 공급받았다고 밝혔다. GM은 관세 부과 전에 쇼룸을 찾는 고객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생산을 가속화하고 있다. 새로 입고된 차량 중 상당수는 쉐보레의 이쿼녹스, 트레일블레이저, 트랙스 등 비교적 저렴한 모델들이다.
패독은 "GM은 생산을 가속화했다"며 "운송 중인 차량이 많고, 매장 내 방문객도 급증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딜러십은 평균적으로 약 60~90일치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관세의 즉각적인 영향으로부터는 일정 부분 보호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이후의 상황은 불확실하다. 분석가들은 자동차 제조업체가 더 높은 비용의 일부를 흡수하겠지만, 딜러들의 수익성은 타격을 입을 수 있으며, 소비자들은 결국 가격 상승의 부담을 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지역에서 여러 브랜드를 판매하는 딜러십의 최고경영자인 레트 리카르트는 "중고차 가격과 신차 가격에 확실히 영향을 미칠 것이지만, 그 정도는 아직 알 수 없다"며 "모든 것이 추측에 근거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부과로 인한 자동차 가격 상승 우려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며 "외국산 자동차 가격이 올라가면 사람들이 미국산 자동차를 살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관세 정책이 국내 자동차 제조를 활성화하려는 대통령의 목표를 달성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는 분석이다. 분석가들은 관세가 장기간 유지될 경우, 신차 가격이 상승해 소비자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 관세 발효 전에 거래를 완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현대차의 한 영업 임원은 딜러들에게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촉구하며 "이제 집중해야 할 것은 기록적인 판매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