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그룹이 그룹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애경산업을 포함한 일부 계열사의 매각 가능성을 공식 언급하면서도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언급했다. [출처=연합뉴스]
애경그룹이 그룹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애경산업을 포함한 일부 계열사의 매각 가능성을 공식 언급하면서도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언급했다. [출처=연합뉴스]

애경그룹이 그룹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애경산업을 포함한 일부 계열사의 매각 가능성을 공식 언급하면서도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직원들의 불안감을 최소화하려는 모습도 함께 보이고 있다.

김상준 애경산업 대표는 지난 1일 CEO 간담회에서 "현재 그룹이 어려운 상황이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애경산업 매각이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직원들은 동요하지 말고 각자 업무에 집중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같은 발언은 애경그룹 내부에서 매각이 심도 있게 검토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CEO가 직접 구성원에게 설명에 나선 것은, 루머 차단 이상의 의도가 담긴 조치로 해석된다.

애경산업의 모회사인 AK홀딩스도 같은 날 공시를 통해 매각설 진화에 나섰다.

AK홀딩스는 "재무구조 개선 및 사업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구체적 내용 확정 시점 또는 1개월 이내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시 내용에서 드러난 '다양한 방안 검토'라는 표현은, 애경산업뿐 아니라 타 계열사 매각도 가능성의 범주 안에 있음을 내포한다.

애경그룹의 이런 움직임은 실적 악화에 따른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AK홀딩스는 지난해 매출 4조 4773억 원으로 전년과 유사했지만, 영업이익은 51.6% 감소한 1352억 원에 그쳤다.

당기순손실도 241억 원으로 적자 전환되며 전반적인 수익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

핵심 자회사인 애경산업도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지난해 애경산업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3.5% 줄어든 474억 원을 기록했고, 다른 주요 계열사인 제주항공 역시 영업이익이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화학 부문 역시 중국의 설비 증설과 글로벌 수요 침체로 인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AK홀딩스는 현재 애경산업 지분 63.44%를 보유 중이다.

애경산업은 생활용품, 화장품 등 소비재 분야에서 애경그룹의 핵심 브랜드로 꼽혀왔고, 시장에서는 시가총액 약 3800억 원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만약 애경산업 매각이 현실화된다면, 이는 단순한 자산 매각이 아닌 그룹 체질 개선과 포트폴리오 재편을 위한 본격적 신호탄으로 해석될 수 있다.

또한 이를 계기로 비효율 계열사 정리, 지배구조 개편, 핵심 사업 재집중 등 추가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상준 대표가 '확정된 바 없다'며 내부 동요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에서는 애경산업 매각 가능성을 실질적인 검토 단계로 받아들이고 있다.

AK홀딩스가 1개월 내 재공시를 예고한 만큼, 4월 안에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는 공식 발표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애경그룹이 이번 상황을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재무구조뿐 아니라 그룹 전반의 경영전략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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