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발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연합]
상호관세 발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약 60여 교역국에 대한 '상호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제품에는 25%의 상호관세가 매겨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연설을 통해 이같은 내용의 상호 관세 부과 방침을 전격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국이 미국에 부과하는 관세의 절반만큼을 부과한다"고 했는데, 이날 트럼프가 제시한 표를 보면 한국은 미국에 50%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은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25%를 부과하는 것으로 돼 있다. 미국은 기본관세는 5일부터, 국가별 관세는 9일부터 부과한다는 계획이다.

트럼프는 이날 한국이 자동차의 81%를 자국에서 생산하고, 미국산 쌀에 대해 최대 50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언급하며 "어떤 경우는 적국보다 우방이 더 나쁘게 우리를 대우했다"고 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상호관세 부과는 국가별로 차이를 보였다. △중국 34% △유럽연합(EU) 20% △베트남 46% △대만 32% △일본 24% △인도 26% △태국 36% △스위스 31% △인도네시아 32% △말레이시아 24% △캄보디아 49% △영국 10% △남아프리카공화국 30% 등이다.

트럼프는 대통령은 "이번 관세는 말 그대로 상호주의적인 것"이라며 "관세가 0%가 되기를 원하면 미국에서 생산하면 된다. 이미 전례 없는 수준으로 외국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하고 있다"고 했다.

현대차가 최근 210억 달러(약 31조원) 대미 투자를 발표한 것도 언급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자동차에 86억달러, 부품·물류·철강에 61억달러, 미래산업 에너지에 63억달러를 각각 투입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지난 수십 년 동안 미국은 무역 장벽을 낮췄지만, 다른 나라들은 우리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고 비관세 장벽을 세웠다"며 "미국은 더 이상 무역 적자를 감당할 여유가 없다. 우리나라의 노동자들을 우선적으로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이 일부 국가와 품목을 넘어 모든 수입품에 대해 전면적인 관세를 부과, 트럼프 정부발(發) 관세 전쟁이 글로벌로 확산하게 된 것이다.

유럽연합(EU)을 비롯해 주요 국가들이 보복 조치 방침을 밝히면서 그동안 미국이 주도해 온 자유무역 기반의 국제 통상 질서에도 급격히 변화가 이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관세전쟁이 격화할 경우 수출 중심의 경제체제인 한국도 적잖은 타격을 입을 거란 우려가 나온다.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국가적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은 이같은 우려를 증폭시킬 수 있다는 비관적 관측도 적지 않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대미 수출액은 전년도보다 10.4%가 증가한 1278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한국의 대(對)미국 무역 수지는 557억달러 흑자로 역대 최고치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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