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TSMC와 파운드리 합작사 설립 잠정 합의"… 美 정부 개입설도

경영난에 처한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와 손잡고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잠정 합의했다고 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인텔과 TSMC 경영진은 최근 인텔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을 공동 운영할 합작 회사 설립에 의견을 모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협상이 미국 백악관과 상무부의 개입 속에서 이루어졌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장기간 지속된 인텔의 경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TSMC와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유도해 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합작사의 지분 구조도 윤곽을 드러냈다. TSMC가 20%의 지분을 확보하며, 나머지는 인텔과 다른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나눠 가질 예정이다. 다만, 해당 반도체 기업들의 명단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TSMC가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등에 인텔 공장을 공동 운영하는 합작사에 대한 투자를 제안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이에 대해 "누구로부터도 초청받은 적이 없다"며 공식 부인했다.

한편, TSMC는 합작사의 지분을 확보하는 대가로 일부 제조 기술을 인텔과 공유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디인포메이션은 전했다.

이번 잠정 합의는 지난달 새로 취임한 립부 탄 인텔 CEO가 경영 정상화를 위해 내놓은 첫 번째 성과로 평가된다. 탄 CEO는 지난달 31일 '인텔 비전' 콘퍼런스에서 핵심 사업이 아닌 자산을 분리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인텔 내부에서는 대규모 구조조정 가능성과 함께, 기존 반도체 제조 기술이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번 소식이 전해지면서 뉴욕 증시에서 인텔 주가는 전날 대비 2.05% 상승한 22.4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면서 반도체를 포함한 기술주 전반이 하락했으나, 인텔과 TSMC의 합작사 소식이 전해지면서 반등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