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EBN AI 데이터]](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58463_672067_5949.png)
국내 배터리 업계가 전 세계 전기차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 속 올해 '상저하고'의 성적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럽 시장 부진으로 1분기 실적이 부진하겠지만 하반기 들어 신규 합작공장 설립 효과 등을 토대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점쳐진다.
9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설루션은 지난 7일 올 1분기(1~3월)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6조2650억원과 374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 이익은 증권가 예상치인 810억원을 상회했다.
하지만 미국 IRA(인플레이션 방지법)에 따른 세액 공제 4577억원을 제외하면 83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낸 것이다.
삼성증권은 "일회성 이익, AMPC를 제외하면 1분기 실적에서 긍정 요인을 찾기 어렵다"며 "향후 6개월간 IRA 정책·자동차 관세 지속 여부 등 미국의 정책 변화를 확인한 후 펀더멘털 불확실성이 소멸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삼성SDI와 SK온 역시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증권가에서는 1분기 삼성SDI는 3587억원, SK온은 300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과 달리 미국 내 생산공장이 적어 세액공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을 수 있다.
배터리 업계는 미국 공장 증설 등의 방법으로 해결책을 도모하겠단 방침이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유지된다면 생산세액공제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데다 관세도 피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혼다 조인트벤처(JV) 신규 공장과 스텔란티스 JV 공장을 증설 중이다. 리모델링에 돌입한 미시간 공장이 재가동되면 하반기부터 양산이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테슬라의 신형 모델 Y의 글로벌 인도 일정이 예상보다 앞당겨지면서 3~4월 신제품 초기 수요가 집중될 가능성도 있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 GM과 합작공장을 건설 중이다. 지난해 말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 스타플러스에너지(SPE) 1공장을 조기 가동했다. 현재 SPE 2공장과 GM 합작공장을 짓고 있다.
SK온 역시 주요 고객사인 현대차그룹의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공장을 비롯해 현지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관세 장벽이 장기화하면 현지 생산 및 소비 구조로 사업 모델이 전환되기에 현지화한 업체가 경쟁에서 유리하다"고 진단했다.
삼성SDI는 지난 1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이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수요 둔화와 정책 불확실성 영향으로 주요 고객사들이 재고조정을 진행하고 있어 단기간 내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하반기부터 실적이 본격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상저하고' 흐름을 전망했다. SK이노베이션은 SK온 실적에 대해 "불확실 하고 비우호적인 경영 환경 지속에 대한 우려 하에 보수적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다"면서도 "주요 고객들의 전년 대비 EV 판매 증가를 중심으로 1분기 저점 이후 점진적 회복을 통해 연간 매출 순익은 지난해 대비 유의미하게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