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출처=현대제철]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출처=현대제철]

현대제철이 지난해부터 이어온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7개월 만에 마무리 지으며 극적으로 노사 갈등을 봉합했다.

경영 불확실성 해소와 함께, 철강업계 전반을 뒤덮은 침체 분위기 속에서 정상화의 첫발을 내디뎠다는 평가다.

15일 현대제철 노조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된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 인천, 당진, 순천, 포항, 당진하이스코 등 5개 전 지회에서 모두 가결됐다.

이번 합의안은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450%에 정액 105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초 노조의 요구 수준에 못 미친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비상경영 상황을 고려해 갈등의 골을 봉합하는 데 주력했다는 게 노조 내부의 전언이다.

실제 현대제철은 지난해 철강 업황 부진과 원자재 가격 급등, 글로벌 수요 둔화로 직격탄을 맞았다. 2024년 매출은 23조 2261억원, 영업이익은 1594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0.4%, 80% 급감했다. 여기에 지난달부터는 미국 정부의 철강 수입 관세 25% 부과가 현실화되며 또 다른 악재가 겹쳤다.

경영 악화가 지속되자 현대제철은 지난 3월 14일 전격적으로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전 임원 급여 20% 삭감, 해외 출장 제한, 전사적 희망퇴직 시행 등 고강도 긴축 조치를 단행하며 위기 대응에 나섰다.

이런 배경 속에서 노조 역시 무기한 총파업이라는 극단적 선택보다는 현실적 해법을 택했다.

이번 임단협 타결은 단순한 임금 협상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내부 갈등과 생산 차질, 경영 리스크가 뒤얽힌 상황에서 노사 양측이 한발씩 물러서며 도출한 결과다.

현대제철은 향후 차세대 고강도 강판 개발, 미국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 건립 등 핵심 사업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현대제철 노조 관계자는 "이번 결과가 조합원 기대에 못 미치는 부분이 있지만, 장기 파업으로 인한 손실을 감수하기엔 현실적인 부담이 크다는 판단이었다"며 "글로벌 관세 전쟁, 철강 시황 악화 등 복합 위기 속에서 조합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결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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