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회사들이 지난해 24조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거두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은행의 당기순이익이 16조3000억원으로 1년 사이에 1조원 가깝게 급증한 것은 대출 금리는 올리고 예금 금리는 깎아 이자 수익을 극대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되면서 결국 관치가 은행권에 수익을 퍼다줬다는 지적이다.

1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금융지주회사 경영실적 잠정치(연결 기준)'에 따르면 작년 말 금융지주회사 10곳(KB, 신한, 하나, 우리, NH, iM, BNK, JB, 한투, 메리츠)의 연결당기순이익은 23조8478억원으로, 전년 대비 10.8% 증가했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은행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9628억원(6.3%) 증가했다. 

은행권의 순익 급증은 예대 금리 차에 따른 효과가 큰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7월 해도 0.43%포인트 선이었던 5대 은행의 예대 금리 차 평균은 반년만인 작년 말 1.17%까지 올랐다.

크게 벌어진 예대금리차 만큼 고스란히 은행권의 수익으로 반영된다.

이는 집값을 억제하겠다는 정부와 당국의 안일한 관치금융이 한몫했다. 금융위와 금감원 등 금융당국은 연일 은행권에 대해 가계부채와 집값 급등의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특별한 대안 없이 대출금리만 인상하는 방식 만으로 빚 줄이기에만 몰두했다.

금융당국이 은행들에 대출을 자제하라고 압박하면서 은행들은 즉시 대출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그 결과 시중은행은 지난해 반년새 대출금리를 1% 포인트 이상 올렸다. 

은행권이 눈치보지 않고 주 수익원인 대출 금리를 올릴 수 있는 명분을 금융 당국이 준 것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반면 예금금리에는 손을 대지 않으면서 예대금리차가 크게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그동안 은행권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을 앞세워 예금 금리는 묶어두고 당국 압박을 핑계로 대출금리에만 손을 댄 결과"라고 풀이했다.

이같은 추세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4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1~3월) 순이익 전망치는 총 4조885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4조2915억원 대비 14% 뛸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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