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남영역 롯데캐슬 헤리티지 투시도[출처= 롯데건설]
용산 남영역 롯데캐슬 헤리티지 투시도[출처= 롯데건설]

롯데건설이 유동성 위기를 털고 다시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선별 수주와 자체사업 확대, 재무 구조 개선이 동시에 진행되며 실적과 체질 양면에서 회복의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자산매각 등 다각도의 구조조정 계획도 추진하고 있어 실적과 재무안정성의 추가적인 개선세가 기대된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이 조만간 3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연초부터 신용산역 북측 제1구역을 비롯해 △상계5구역 △연산5구역 △구운1구역 등에서 약 1조8000억원 규모의 수주를 확보했다. 여기에 오는 20일 예정된 부산 가야4구역 재개발(약 7000억원)과 송파 가락1차현대 재건축(약 4000억원)까지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올해 누적 수주액은 단숨에 3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특히 올해 롯데건설은 정비사업에 있어 단순히 양(量)의 증가보다 서울·부산 등 분양성 높은 사업지를 선별적으로 확보해 수익성 극대화를 양과 질(質)을 동시에 끌어 올리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해 롯데건설이 분양한 6개 단지(롯데캐슬 시그니처 중앙, 청담 르엘 등)가 모두 완판됐고, 올해 분양한 창경궁 롯데캐슬 시그니처도 일반분양 물량 전량이 소화됐다. 수도권 등 핵심 입지를 중심으로 한 공급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분양까지 고려한 '선별 수주' 전략이 현실화되면서 업계에서는 올해 수주 실적이 최대 4조원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선별적 수주와 더불어 지난해부터 재개한 자체사업 중심의 사업 전략은 롯데건설에 2~3년 넘게 시달려온 유동성 위기설을 벗어나게 하는 배경이 됐다. 자금 여력이 필요한 자체사업을 다시 추진한다는 건 유동성 위기 이후 경영 정상화의 상징적 신호로 읽힌다. 롯데건설의 지난해 자체공사 매출은 2944억원으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재무적 지표도 개선됐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는 같은 기간 6조8000억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차입금 의존도 역시 24.3%로 낮아졌으며, 부채비율은 196%로 여전히 높은 편인나, 전년에 비해 40%p가까이 개선됐다. 

롯데건설은 수주와 자체사업 추진 외에도 본사 사옥, 자재 창고, 유휴 부지 등 약 1조원 어치 자산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마무리되면 내년까지 부채비율은 150%로 줄이고, 경상이익을 1000억원 이상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롯데건설은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건설의 최근 흐름은 단순한 수주 확대에 그치지 않는다"며 "과거 PF의존형 성장 전략에서 벗어나 자체사업 확대를 통해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이라는 본질에 집중하는 체질변화를 보이고 있고, 그 요인들이 실제 수치로 입증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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