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앳킨스 SEC 위원장 [출처=연합]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앳킨스 SEC 위원장 [출처=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해임할 계획이 없다는 뜻과 함께 중국에 대한 관세 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특히 최근 중국에 부과한 고관세와 관련해서는 "상당히 내려갈 것"이라며 협상 전망을 밝혔다.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22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금리 인하와 관련해 파월 의장이 좀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며 "하지만 그를 해임할 의도는 없다"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향해 비판을 쏟아낸 직후의 발언이다.  앞서 그는 지난주 소셜미디어에 "파월 해임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라는 글을 올린 바 있다.

특히 최근 몇 달간 측근들에게 파월 의장 해임 가능성을 비공식적으로 언급해왔다. 그는 "내가 그를 내보내고 싶다면, 정말 빠르게 그렇게 될 것"이라며 파월에 대해 비판하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 해임을 시도하더라도 실제로 이행될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중국 및 기타 무역 파트너들과 무역 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불필요한 법적 싸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연준의장을 포함한 이사진의 경우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만 해임할 수 있다. 미국 법원 역시 일반적으로 이를 위법 행위나 직무 유기로 해석해왔다.

파월 의장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4년 임기가 끝나기 전에 본인을 해임할 권한이 없다고 밝히면서 대립각을 세웠다. 대통령이 해임을 시도할 경우 법적 대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아울러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강하게 나갈 것이냐는 질문에는 "아니다. 우리는 매우 잘(nice) 대해 줄 것이며 그들도 매우 좋게 행동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겠다. 그러나 결국 그들은 협상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협상을 결정할 것이며 그것은 모두에게 공정한 협상이 될 것"이라면서 "이 과정은 매우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중국에 부과한 '145%' 관세에 대해선 "매우 높다. 그렇게 높지는 않을 것이며 상당히 내려갈 것"이라며 "하지만 0은 아니다. 예전에는 0이었다"라고 강조했다.

■ 파월 해임 관련 발언에 美 증시 변동성 확대…주식·국채 가격↓

미국 주식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에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지난 21일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해임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미국 주식 시장은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앞서 지난 14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의 금리 결정 독립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에 주식 시장과 국채 가격이 하락하기도 했다. 동시에 국채 수익률은 오르고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파월 의장 해임에 대해 우려를 보이고 있다.

마크 스핀델 투자운용사 대표 및 연준 독립성 역사 공동 저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 신호를 받은 것 같다"며 "파월 의장을 해임하는 것은 재앙적인 자책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준의 독립성 훼손은 중앙은행이 자율적으로 금리를 설정할 수 없다고 투자자들이 우려할 경우, 가계와 기업, 미국 정부의 차입 비용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그는 "연준이 정치권에 장악된다면 수많은 부정적 결과가 발생할 것이며, 이는 대통령이나 국가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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