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식 대동그룹 회장 [출처=대동그룹]](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60374_674451_2942.png)
김준식 대동그룹 회장이 글로벌 농업 시장의 '테슬라'가 되기 위한 파격 행보를 가속한다. 모회사 대동의 조직 개편을 통해 신사업을 담당할 본부를 출범한 데 이어, 미래 먹거리 연구개발을 맡은 계열사에 인재를 영입하고 있다. 수익성은 기존 캐시카우 사업의 역할을 확대해 보장한다는 방침이다.
김준식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지난 2020년부터 현재와 미래를 철저히 준비해 왔다"며 "2025년은 이러한 노력의 결실을 맺고 우리가 설정한 비전을 실현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동그룹은 미래 농업 시장을 리딩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 거침없는 도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동그룹의 인공지능(AI)로봇&모빌리티 기업 계열사 대동모빌리티는 AI로봇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삼성전자 등에서 로봇 연구·개발(R&D)을 이끌어 온 강성철 박사를 로봇 프로덕트 총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앞서 지난해 지능형 자율 로봇 회사이자 손자회사 대동로보틱스를 설립했다. 대동그룹 자회사 대동모빌리티를 스쿠터 등을 판매하는 스마트 모빌리티 기업에서 로봇 전문 기업으로 탈바꿈하려는 조치였다.
그러면서 로보틱스 분야의 글로벌 석학 여준구 박사를 대동로보틱스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여 대표는 카이스트 로봇 연구소 초대 소장, 한국로봇융합연구원장 등을 역임한 로봇 분야 석학이다. 대동모빌리티와 대동로보틱스에 각각 인재를 영입해 시너지를 확대하고, 그룹 AI 로봇 사업의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인재 영입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설립한 AI 범용 로봇 S/W R&D 계열사 대동에이아이랩은 최준기 박사를 신규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최준기 대표는 KT에서 18년간 근무했다. AI 주요 요직을 역임한 전문가로, 대표 제품으로는 AI 스피커 '기가지니'가 있다. 대동에이아이랩은 그룹의 농업 및 로봇용 AI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계열회사 현황 [출처=대동]](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60374_674330_273.jpg)
이같은 인재 영입은 그룹을 '미래농업 리딩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투자로 보인다. 앞서 대동은 지난 2020년 KT 출신의 원유현 공동 대표를 전략기획부문장으로 선임한 뒤 ▲스마트 농기계 ▲모빌리티 ▲팜 ▲로보틱스 및 소형건설장비를 5대 미래사업으로 지정한 바 있다. 사람 중심의 기존 농업 시장에 혁신을 일으키겠다는 포부였다.
이후 트랙터, 이양기 등 주력 제품의 글로벌 판매를 확대하면서, 자율주행 농기계와 같은 신기술 R&D를 적극 추진했다. 양과 질 모두 성장하는 동반 성장 전략을 꾀한 것.
전략이 보란 듯이 성공하며 모회사 대동은 2022년 최고 실적을 썼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4637억원, 883억원을 기록했고, 대동은 수익을 바탕으로 주요 계열사의 신기술 R&D를 지원했다.
다만, 미래농업 리딩 기업으로 도약을 선언한 지 5년째인 올해 상황은 녹록지 않다. 트럼프 관세 리스크 등 대내외 통상환경 악화로 수익성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북미 수출 1등 공신인 트랙터 또한 트럼프발(發) 관세로 최대 수천억원대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모회사 수익이 악화되면, 계열사들의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R&D 또한 지연된다.
모회사가 조직 개편을 단행한 이유다. 우선 유럽 시장을 제2의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해 북미 법인 CFO를 맡고 있는 윤치환 전무를 유럽 법인장으로 선임했다. 윤치환 유럽 법인장은 유럽법인 매출을 전년 대비 두 자릿수로 성장시키는 특명을 떠안았다. 미국 관세 파동으로 인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함으로 보인다.
대동의 미래 사업 아이템인 자율작업 농기계 및 농업로봇, 정밀농업 서비스, 커넥티드 서비스의 국내 판매도 본격화한다. 이에 따라 관련 기술 및 사업 기획을 담당한 플랫폼사업본부와 국내 영업 조직을 통합하고, 국내사업부문을 신설했다. 이광욱 플랫폼사업본부 상무가 국내사업부문장을 맡아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신사업 제품이자 그룹의 미래 5대 사업인 '소형건설장비(Compact Constructor Equipment, CCE)' 관련 부서도 본부급으로 격상했다. CCE본부는 소형 굴삭기, 스키드 로더 등을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선보인다.
그룹의 중장기 R&D 전략을 수립하고, 관리하기 위해 모회사에 R&D기획본부도 출범했다. 또한, R&D기획본부는 대동의 기존사업과 미래사업의 R&D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전략 등을 구체화한다.
원유현 대동 대표이사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농가 고령화, 농경지 감소, 기후 위기 등 현안 앞에서 대동은 정밀농업, 농업로봇, 스마트파밍 등‘농업의 AI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농업을 만들고자 한다”며 “AI농업&로봇 전문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혁신의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