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SK하이닉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60465_674434_327.jpg)
SK하이닉스가 HBM(고대역폭메모리)의 호조 속 1분기 '깜짝 실적'을 올렸다. 이는 인공지능(AI) 열풍 속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수요가 증가하고,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본격적인 관세 정책 시행에 앞서 재고 축적 수요 등이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24일 실적발표회를 열고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7.8% 늘어난 7조4405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17조6391억원으로 41.9% 늘었다. 1분기 당기순이익은 8조1082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323% 증가했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1분기 실적 컨센서스(평균 증권가 전망치)는 매출 17조2803억원, 영업이익 6조5929억원으로 이를 모두 상회한 것이다.
특히 이번 매출과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던 지난 분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성과다. 영업이익률도 전 분기 대비 1%p 오른 42%를 기록하며 8개 분기 연속 개선 추세를 이어갔다.
SK하이닉스 측은 "1분기는 AI 개발 경쟁과 재고 축적 수요 등이 맞물리며 메모리 시장이 예상보다 빨리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에 맞춰 HBM3E 12단,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과거와 확연히 달라진 당사 경쟁력을 입증하는 실적을 달성했다"며 "앞으로 시장 상황이 조정기에 진입하더라도 차별화된 실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사업 체질 개선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실적 달성에 힘입어 1분기 말 기준 SK하이닉스의 현금성 자산은 14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2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차입금과 순차입금 비율도 각각 29%·11%로 개선됐다.
SK하이닉스는 HBM 수요에 대해 고객과 1년 전 공급 물량을 합의하는 제품 특성상 올해는 변함없이 전년 대비 약 2배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HBM3E 12단 판매를 순조롭게 확대해 2분기에는 이 제품의 매출 비중이 HBM3E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AI PC용 고성능 메모리 모듈인 LPCAMM2(Low-Power Compression Attached Memory Module)를 올해 1분기부터 일부 PC 고객에게 공급했고, AI 서버용 저전력 D램 모듈인 SOCAMM은 고객과 긴밀히 협업해 수요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공급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설비투자 원칙(Capex Discipline)'을 준수하며 수요 가시성이 높고 수익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투자 효율성을 한층 더 강화할 것"이라며 "업계 1등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지속적인 이익 창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HBM4 조기 양산과 수익성 높은 D램 중심의 제품 전략을 통해 반도체 시장 주도권 강화에 나서겠다고 전했다.
회사 측은 "D램 매출 비중이 전분기 74%에서 80%로 확대되면서 전사 영업이익률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AI 확산에 따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HBM 시장을 두고 "기술 선도력과 고객 맞춤형 대응력이 경쟁력을 좌우한다"며 "HBM4 조기 양산을 위해 개발과 고객 인증을 추진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HBM4는 기존 대비 입출력 통로수가 두 배로 늘어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본다"며 "2028년까지 HBM 수요는 연평균 50% 수준의 고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공급 측면에선 "내년 상반기 내 주요 고객과의 물량 가시성을 확보하고, 다른 고객들과도 협의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중장기 생산 인프라 확충도 본격화한다. 용인 1기 팹은 올해 1분기 착공해 2027년 2분기 준공을 목표로 하며, 청주 M15X 라인은 올해 4분기 오픈 예정이다. 회사는 "수요 환경에 따라 신규 팹을 유연하게 활용하면서도, 미래 성장 기반을 적기에 준비한다는 기존 전략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