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연합뉴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05/1661842_676014_2416.j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바이든 정부가 도입한 국가별 등급 기반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통제 정책을 폐기할 방침이다. 대신 더 단순한 규정으로 전환하고, 중국으로의 우회 수출 차단을 강화하는 새 수출통제 체계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성명을 통해 “바이든 정부의 AI 반도체 수출 규정은 과도하게 복잡하고 관료적이며, 미국의 기술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며 “보다 단순한 규정으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바이든 정부는 지난 1월 'AI 확산 프레임워크(Framework for Artificial Intelligence Diffusion)'를 발표하고, 전 세계 국가를 동맹국, 일반국가, 우려국가로 나눠 각 등급에 따라 수출통제를 달리 적용하는 시스템을 도입한 바 있다. 한국, 일본 등 동맹국은 수출 제한이 없고, 일반국가는 상한선이 설정되며, 중국과 러시아, 북한 등 우려국가에 대해서는 전면 통제를 가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는 이 같은 체계가 과도한 규제로 작용한다고 보고, 오는 15일 발효 예정이던 해당 조치를 시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블룸버그는 복수의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해당 정책의 발효 자체가 취소될 것”이라고 전했다.
대신 트럼프 행정부는 반도체 수출통제를 새롭게 개편하되, 특히 중국으로 미국산 반도체를 우회 수출한 국가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규칙을 조정할 계획이다. 이에 말레이시아, 태국 등 제3국을 통한 반도체 재수출을 막기 위한 조치가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상무부는 새 규칙 도입 전까지는 기존의 수출통제를 보다 엄격히 집행할 방침이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순방을 앞두고 발표됐다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을 순차적으로 방문할 예정이다. 사우디와 UAE는 지난 2023년부터 반도체 수출통제 대상 국가로 분류돼 있다.
블룸버그는 “새 정책이 곧바로 수출 제한을 해제하는 효과를 갖진 않지만, 향후 협상 테이블에서 중동 국가들이 보다 유리한 조건을 얻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행사에서 중동 일부 국가들에 대한 반도체 수출통제 해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렇게 할 수도 있다”며 “곧 발표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