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W Nautilus.[출처=B&W 홈페이지]](https://cdn.ebn.co.kr/news/photo/202505/1661890_676078_4024.png)
하만 인수 이후 잠잠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삼성전자가 8년 만에 5000억원 규모의 인수합병(M&A)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그동안 비교적 신중했던 M&A 기조를 본격 전환하며 반도체 사업 부진 속 인공지능(AI)·전장·로봇 등 미래 포트폴리오 확장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6일 자회사 하만을 통해 바워스앤윌킨스(B&W) 브랜드 등을 보유한 미국 마시모그룹의 오디오 사업 부문을 3억5000만달러(약 5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는 2017년 인수한 하만(9조3000억원) 이후 추진한 M&A 가운데 최대 규모다.
하만은 하만카돈, JBL, 뱅앤올룹슨 등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인수로 B&W, 데논, 마란츠, 폴크 등도 한식구가 된다. 1966년 영국에서 설립된 B&W는 대표적인 럭셔리 오디오 브랜드로 대표 제품의 대당 가격은 1억5000만에 달한다. 하만은 세계적인 오디오 명가 입지를 확고히 하고, 컨슈머 오디오부터 카오디오 사업까지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번 인수는 단지 하만 오디오 포트폴리오 강화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 삼성전자가 전장·AI·로봇 등 미래 성장 동력을 중심으로 M&A 전략을 본격화하는 움직임의 일환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특히 업계는 삼성전자가 그동안 10년 가까이 조용했던 대형 M&A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의 M&A는 비교적 작은 규모지만 다양한 영역에서 이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지식 그래프 기술을 보유한 영국의 AI 스타트업 ‘옥스퍼드 시맨틱 테크놀로지스’를 인수하며 삼성리서치(SR) 주도 M&A의 첫 사례를 만들었다. 같은 해 프랑스 산부인과 영상 분석 AI 스타트업 '소니오'를 인수했으며, 미국 DNA 분석 장비 기업 ‘엘리먼트 바이오사이언스’에는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로봇 분야에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지분을 35%까지 늘리며 최대주주에 올라섰고 이를 통해 AI 기반 지능형 첨단 휴머노이드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출처=하만 인터내셔널]](https://cdn.ebn.co.kr/news/photo/202505/1661890_676076_3927.jpg)
삼성전자는 2017년 하만을 인수한 이후 역사상 가장 큰 M&A에도 시너지가 없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M&A 계기로 미래 성장동력 분야에 대한 인수 및 투자를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00조원이 넘는다.
경영진 역시 M&A 확대 기조를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고(故) 한종희 부회장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M&A가 중요한 전략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대형 M&A에서 아직 의미있는 성과를 내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드리고, 올해는 반드시 유의미한 M&A를 추진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박순철 삼성전자 CFO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불확실성 속에서도 미래 성장을 위한 M&A를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며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다양한 영역에 투자하고 그 안에서 성과를 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