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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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바워스앤윌킨스(B&W) 브랜드를 보유한 美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부를 인수,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에 다시 시동을 켰다. 

2017년 하만 인수 이후 약 9년 만에 이뤄진 매입으로, 컨슈머·카오디오 사업과 모바일·TV 제품군의 경쟁력이 보강 됐다는 평이 나온다. 일각에선 반도체 부진에 따른 '위기론' 속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다음 M&A 타깃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8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자회사 하만을 통해 미국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부를 3억5000만 달러(약 5000억원)에 인수한다. 하만은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문의 인수 절차를 연내 마무리할 예정이다.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부는 현재 B&W를 비롯해 데논·마란츠·폴크·데피니티브 테크놀로지 등 여러 브랜드를 보유 중이다.

삼성전자는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을 하만의 라이프스타일 부문과 통합해, 2025년 608억 달러에서 2029년 700억 달러로 성장할 컨슈머 오디오 시장에서 글로벌 1위 입지를 굳힌다는 구상이다. 카오디오 사업에서도 기존 △하만카돈 △JBL △마크레빈슨 △AKG △뱅앤올룹슨(Bang & Olufsen) 외에 B&W 등 브랜드로 포트폴리오를 확대, 자동차 업체와 고객들에게 브랜드별 차별화된 오디오 경험과 음향 서비스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 인수가 △스마트폰 △TV △가전 등 삼성전자 주요 제품군과도 시너지 효과를 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러 스피커·오디오 기기와 연결·제어 등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통한 차별화된 고객 경험 측면에서 시너지 확대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하만 AKG와 하만카돈 등 사운드 튜닝 기술과 노하우를 활용해 자사 스마트폰·태블릿·노트북·무선이어폰·사운드바 등 사운드 퀄리티를 높여 왔다.

회사 측은 "이번에 인수하는 B&W, 데논, 마란츠 등에 축적된 전문적인 오디오 기술·노하우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무선이어폰, 헤드폰, TV, 사운드바 등에 적용해 시장 확대와 고객 경험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수가 수조원대 '빅딜'은 아니더라도, 한동안 조용했던 삼성전자의 M&A 재개가 시장의 추가 투자와 실적 개선 기대를 키우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이번 인수는 이재용 회장이 지난 2월 '삼성 부당 합병 및 회계 부정' 혐의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후 첫 사례라는 점에서 향후 추가 M&A 후보군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유력한 M&A 대상 업종으로는 인공지능(AI) 분야가 후보군에 오르고 있다. 삼성이 AI와 연계되는 신사업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글로벌 IT 패권 경쟁에 대비한 핵심 기술력을 선점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로봇·전장·냉난방공조·메디테크 등도 물망에 오르는 분야다. 시장 확장 초기 단계에 있는 영역으로 성장성이 크다는 점에서 삼성전자도 유력 기업을 인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이들 분야에서 M&A를 시도·타진하고 있고, 많은 부분을 검토하고 있다.

실제 박순철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지난달 30일 1분기(1∼3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주주가치 제고와 미래 성장을 위한 M&A를 지속 검토 중"이라고 전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최근 임시 조직이었던 신사업 태스크포스(TF)를 상설 조직인 신사업팀으로 격상시키기도 했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스마트싱스를 중심으로 IoT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외부 서비스 통합과 함께 생태계 강화를 위해 소프트웨어·클라우드 기업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이 무죄 선고 이후 본격적인 미래 성장 드라이브를 거는 신호탄으로 보인다"며 "AI, 클라우드, 로봇 등 삼성전자가 주력하려는 신사업 분야는 기술력과 선점 경쟁이 핵심인 만큼 앞으로도 M&A 시장에서 공격적인 움직임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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