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환 네이버 D2SF 센터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D2SF 강남에서 출범 10주년 기자 간담회를 열고 지난 10년 간의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출처=이경은 기자]
양상환 네이버 D2SF 센터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D2SF 강남에서 출범 10주년 기자 간담회를 열고 지난 10년 간의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출처=이경은 기자]

출범 10주년을 맞은 네이버의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네이버 D2SF가 스타트업의 발굴·투자를 넘어 글로벌 진출 지원에 나선다. 이를 통해 네이버 D2SF에서 처음 투자를 받고 세계적인 기업으로 거듭난 퓨리오사AI처럼 글로벌 기업을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 D2SF는 13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D2SF 강남에서 출범 10주년 기자 간담회를 열고 지난 10년간의 투자 성과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와 함께 성장해 온 경험을 공유했다. 

지난 2015년 5월에 출범한 네이버 D2SF는 그동안 총 115팀의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99%가 투자 당시 초기 단계인 시드(Seed) 또는 시리즈A 단계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네이버 D2SF가 투자한 스타트업들의 기업가치는 현재 5조2000억원 규모로 2021년(70팀) 대비 약 4배 규모로 성장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중 64%가 네이버와 구체적인 협업 아젠다를 발굴했다. 

양상환 네이버 D2SF 센터장은 "당장 협력 접점이 없어도 우수한 기술을 가진 초기 스타트업(시드~시리즈A)에 투자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이 D2SF만의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네이버 D2SF는 인공지능(AI)·로보틱스 등 미래 산업에서 처음 개척자로 나서는 스타트업에 투자해왔다. 이 스타트업들은 높은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96%의 생존율, 시드 단계에서 Pre-A까지 도달하는 기간이 18개월을 기록하는 등 견조하게 성장해왔다.  

대표적인 예가 국내 최초로 AI 반도체 칩을 설계한 퓨리오사AI다. 퓨리오사AI는 법인 설립 이후 첫 투자를 2017년 네이버 D2SF로부터 유치했다. 이후 네이버 D2SF는 2019년, 2021년에도 후속투자를 집행했다.     

이에 힘입어 퓨리오사AI는 2021년 1세대 반도체 칩을 출시했고 2024년에는 거대언어모델(LLM)을 겨냥한 2세대 칩을 선보였다.

이는 페이스북의 모기업인 메타의 러브콜로 이어졌다. 메타는 퓨리오사AI에 약 1조1300억원 규모의 인수를 제안했다. 그러나 퓨리오사AI는 이를 거절하고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고 있다. 경영권 매각 대신 독자적입 AI 반도체 칩 개발·양산의 길을 개척하고 있다. 

양 센터장은 "한국 스타트업이 무슨 AI 반도체 칩 설계냐 하겠지만, 퓨리오사AI는 챗GPT가 나오기 약 2년 전부터 LLM을 겨냥한 AI 반도체 칩을 설계하고 있었다"며 "설립 이후 7년 가량 제품을 양산하지 못해 실적을 못 내는 기간에도 묵묵히 자기 길을 갔다"고 말했다.   

네이버 D2SF는 투자 이후에도 입주공간, 클라우드 인프라 등 다양한 밸류업 및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통해 이들의 성장을 견인해 가고 있다. 퓨리오사AI는 이 공간을 적극 활용해 최장 입주 기간을 기록했다. 네이버 D2SF의 밸류업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한 스타트업과 그렇지 않은 스타트업의 성장률은 약 9배 차이 났다는 설명이다. 

또한 네이버 D2SF는 '네이버와 스타트업의 시너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 현재 전체 투자 스타트업의 64%가 네이버와 시너지를 내고 있다.

네이버 D2SF로부터 두 차례 투자를 유치한 양수영 테크타카 대표는 "네이버쇼핑과 긴밀히 협력해 주7일 '네이버배송' 서비스를 운영하며 당일 출고율 99.9%를 기록 중"이라며 "급증하는 물류량을 안정적으로 처리하며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네이버 D2SF는 향후 스타트업의 더 큰 발전을 위해 글로벌 진출을 지원할 방침이다. 현재 네이버 D2SF에서 투자한 스타트업의 81%가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네이버 D2SF도 지난해 10월 미국 실리콘밸리로 활동 반경을 넓혔다. 

양 센터장은 "우리와 함께 성장해 온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10년이 지난 현재 국내를 넘어 글로벌로 진출해 성장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며 스타트업들은 글로벌 고객이나 파트너 확보 등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는 만큼 지난 10년의 경험과 성과를 토대로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 큰 성장을 이룰 수 있는 교두보가 되고자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며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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