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생산 공정 [출처=포스코]
철강 생산 공정 [출처=포스코]

철강 '빅4'로 불리는 포스코홀딩스,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그룹이 2025년 1분기 실적 발표를 마무리했다.

1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이어진 글로벌 수요 둔화와 중국발 공급 과잉, 원재료 가격 변동성 등의 악재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1분기는 부정적 기조가 이어졌다. 국내외 주요 수요처인 건설·자동차 시장의 회복이 지연되면서 철강재 판매량과 수익성이 동시에 압박을 받았다.

■ '빅4' 침체…포스코홀딩스, 철강사업 유일 성장

실적은 각사의 대응 역량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전반적인 업황 부진 속에 네 기업 중 포스코홀딩스만이 비교적 선방한 실적을 거뒀으며, 나머지 3개사는 주춤했다.

1분기 매출 17조 3470억원, 영업이익 568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3.4%, 1.7% 감소한 수치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소폭 감소했지만, 철강 부문 영업이익은 4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2.7% 증가했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주요 공장들의 수리로 생산량과 판매량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가격 상승과 원가 절감 노력으로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 별도 손익 [출처=포스코홀딩스]
포스코 별도 손익 [출처=포스코홀딩스]

현대제철은 노조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로 어려움을 겪었다. 현대제철의 1분기 매출은 5조 5635억원으로, 전년 대비 6.5% 감소했다. 또 1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

동국제강도 매출 7255억원, 영업이익 43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각각 21.8%, 91.9% 감소한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동국제강은 건설경기 악화 영향을 받았다. 대표적으로 봉형강 생산 및 판매가 감소했다.

철강 업황 불황 속에서 강관과 특수강으로 경쟁력을 키운 세아제강지주는 수익성이 발목을 잡았다.

세아제강지주의 1분기 매출액은 9470억원으로 전년 대비 7.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650억원으로 4.9% 감소했다.

세아제강지주의 경우 북미 에너지용 강관 수요 증가로 매출은 전년 대비 7.3% 늘어난 947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증가는 중동 프로젝트 수주는 성과였지만, 국내 건설경기 침체와 제품 수익성 하락이 이익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 생존 전략 '4社 4色'

2분기 실적에 대한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철강 가격의 점진적 반등과 계절적 수요 회복이 기대되지만, 미국이 3월부터 철강 수입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수출에 미칠 악영향도 우려된다.

각 사는 위기 대응을 위한 전략을 다변화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세계적인 전기자동차 수요 정체 현상에 이차전지 사업에 대한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차전지소재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관련 자회사 유상증자에 총 9226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세부적으로는 포스코퓨처엠,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 유상증자에 각각 5256억원, 3280억원, 690억원을 출자한다.

또 현대제철과 함께 미국 생산 거점 확보에 나선다. 지난달 포스코그룹과 현대차그룹은 서울 강남 현대차 사옥에서 ‘철강 및 이차전지 분야 상호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으로 포스코는 현대제철의 미국 루이지애나 제철소 건립에 참여한다. 현지 제철소를 통해 포스코는 현대차 북미 생산거점에 고급 철강재를 적시에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글로벌 자동차사 대상 공급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도 강도 높은 비용절감과 함께 미국 제철소 건립을 준비 중이다.

미국 제철소 건립은 8조 5000억원의 대규모 프로젝트다. 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이 약 1조원 안팎의 자금을 부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현대IFC 등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한 재원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동국제강은 주력 제품인 봉형강의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통상 2분기는 봉형강의 수요가 집중되는 성수기로, 계절적 특수가 반영될 전망이다.

주요 생산업체의 생산량 조절 움직임도 나타나면서 가격 상승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한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중국산 후판에 36%의 잠정 반덤핑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후판 부문의 수익성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세아제강 해상풍력용 강관 [출처=세아그룹]
세아제강 해상풍력용 강관 [출처=세아그룹]

세아제강지주는 자회사 세아윈드를 통한 해상풍력 시장 공략에 주력한다. 세아제강지주의 100% 자회사이며 지난 3월 본격적인 제품 생산에 돌입했다.

본격 생산 이전부터 스웨덴 바텐폴과 덴마크 오스테드로부터 각각 1조 5000억원, 6000억원 규모의 수주 계약을 체결해 올해 생산 물량을 확보했다.

여기에 지난 13일에는 유상증자를 통해 세아제강, 세아제강지주, 세아스틸인터내셔날을 통해 1540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확보, 시설 투자 확대에 나선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 수요 부진 해소 시점이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미국의 25% 철강 관세도 2분기부터 영향을 주는 만큼, 각 기업별로 제품 포트폴리오 다양화와 공급망 안정화, 해외 수요 다변화 전략 등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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