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철 홍보 동영상 캡처 [출처=일본제철]](https://cdn.ebn.co.kr/news/photo/202505/1663644_678060_5834.jpg)
일본제철이 미국 철강기업 US스틸 인수를 위해 약 20조원 규모의 현지 투자라는 새로운 조건을 제시했다. 인수 무산 위기에 놓였던 거래에 다시 승부수를 던진 것.
2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일본제철은 미국 정부가 US스틸 인수를 승인을 할 경우 140억 달러(약 19조 5000억원)를 현지에 투자한다. 이 계획에는 신규 제철소 건립과 기존 설비 투자 등이 포함된다. 단순한 기업 인수를 넘어 미국 내 제조 기반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일본제철은 지난해부터 US스틸 인수를 추진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외국 기업의 자산 인수가 국가안보를 해칠 수 있다는 이유로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특히 미국은 지난 3월부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 전반에 25% 관세를 부과하며 보호주의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하는 방식이 사실상 미국 시장 진입의 핵심 수단으로 부상했다.
업계에서는 일본제철의 이번 제안이 단순히 기업 인수를 넘어서, 미국 내 입지를 확실히 다지려는 포석으로 보고 있다. 현재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인수안에 대한 재심사를 진행 중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5일까지 최종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일본제철이 현지 철강 기업 인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철강사들은 방향을 달리 잡았다. 일본제철처럼 기존 철강사를 인수하는 대신, 미국에 직접 제철소를 건립하는 방식으로 미국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자동차 강판 특화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총 투자 규모는 약 8조5000억원, 연간 생산 능력은 270만톤 규모다. 이는 전기로 기반의 친환경 제철소로, 향후 북미 전기차 생산 확대에 맞춘 전략이다.
포스코도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포스코그룹과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철강 및 이차전지 분야 상호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포스코는 현대제철의 미국 제철소 건설에 동참하며,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기반으로 미국 내 철강 및 첨단소재 공급망을 동시에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미국에 자동차강판 특화 전기로 일관 제철소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전기로 제철소 건립은 8조 50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로 연간 270만 톤의 생산 능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공급망 재편 전략에 대응하려는 글로벌 철강사들의 행보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현지 기업 인수든, 신규 설비 구축이든, 결국 핵심은 미국 내 자생적 생산 기반 확보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