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상 HS효성 부회장 [출처=연합]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출처=연합]

'민관 외교관'으로 불리는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이 올해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앞두고 ABAC(기업인 자문위원회) 의장으로서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 재계 주목을 끌고 있다. 

APEC 역사상 한국 재계가 중심에서 아젠다를 설계하고 이끄는 드문 사례로, 민간 외교의 핵심축으로 떠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조 부회장은 ABAC 회의 총 4차례를 직접 주관하며, APEC 정상들과의 공식 대화 채널을 총괄하는 ABAC 의장으로서 정상회의 민간 의제 정리·전략 제안을 이끌고 있다.

조 부회장은 지난 2월 호주 브리즈번과 4월 캐나다 회의에 이어, 오는 7월 베트남·10월 부산에서 열릴 회의까지 주재할 예정이다. 마지막 10월 말 경주 APEC 정상회의에서는 ABAC 위원단 의견을 각국 정상들에게 직접 전달할 계획이다.

조 부회장은 브리즈번 ABAC 1차 회의 당시 "글로벌 경제가 파편화되는 상황에서 지역 구조가 중요한 균형추 역할을 하고 있고 특히 APEC은 세계 경제와 투자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우리는 지역 사회의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번영과 안정적인 미래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어 "올해 한국이 APEC 의장국을 맡은 만큼, 실질적 액션플랜을 마련해 APEC 지역의 경제 발전을 이끌고 성공적인 2025년 APEC 행사를 개최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ABAC 회의는 △지역경제통합 지속가능성 △AI·디지털 △금융·경제 △바이오·헬스케어 등 5개 워킹그룹으로 운영된다. 바이오·헬스케어 분야는 올해 새로 신설됐다. 각 그룹은 연내 실현 가능한 액션플랜을 도출하고 4차례 정례회의에서 관련 정책을 논의하고 있다.

글로벌 통상질서 개편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다. 지난 15일 제주 APEC 통상장관회의에서는 WTO 원칙인 △안정성 △예측 가능성 △비차별성에 기반한 글로벌 통상 시스템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WTO 개혁과 분쟁해결기구 복원을 강하게 주장했다. 그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무역 질서 유지가 전 지구적 안정의 기반"이라고 말했다.

또 APEC 회원국 기업인들이 국경을 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넘나들 수 있도록 돕는 'ABTC(APEC 기업인 이동카드)'의 제도 개선, APEC 우수센터 설립, 비즈니스 환경 개선 등도 주요 아젠다로 밀어붙이고 있다.

조 부회장은 "ABAC 한국의 주도로 경주 APEC에서 실질적인 결과물들을 도출해, 차별화된 '경주 선언' 또는 '대한민국 선언'을 만들겠다"고 선언하며 "정상들에게 민간의 목소리를 직접 전달해 성공적인 APEC 개최와 구조적 성과를 동시에 이끌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2일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7차 APEC 준비위원회 회의'에도 참석, ABAC의 건의문이 정부 정책에 실질 반영될 수 있도록 협력을 당부했다. 특히 국내 정책뿐 아니라 타 회원국에도 ABAC 권고사항이 실행될 수 있도록 국제 공조를 요청했다.

아울러 정부에 올해 정상회의 기간에 채택될 ABAC 건의문이 국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하는 한편 주요 개선 과제들이 다른 회원국들에서도 적극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을 당부했다.

조 부회장은 7월 베트남, 10월 부산에서 ABAC 3·4차 회의를 이어가며 APEC 정상회의를 향한 민간 공공외교를 지속 전개할 계획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경주 APEC을 계기로 조 부회장이 '기업 외교의 중심'이라는 입지를 국내외에 확실히 각인시킬 것으로 본다"며 "경주 선언이 실질적 성과를 낼 경우, 한국 민간 외교의 위상을 한층 끌어올리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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