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중국 CCTV 보도 갈무리 ]
[출처= 중국 CCTV 보도 갈무리 ]

미국과 중국 간 관세 유예 조치 이후, 중국발 미주 해상 노선이 조기 성수기에 진입하고 있다. 상호 관세를 대폭 완화한 90일 유예기간 동안 밀어내기식 출하가 집중되면서, 해운 현장에서는 '선복 확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27일 중국 CCTV 보도에 따르면, 중국 선전(深圳)의 대표 수출항만인 염전항에서는 최근 미주행 컨테이너 화물 출하가 예년보다 한 달 이상 빨라졌다. CCTV는 "미주 노선 예약은 마치 유명 콘서트 좌석 쟁탈전처럼 온라인상에서 순식간에 마감된다"고 전했다.

염전항은 중국발 대미 수출 물량 가운데 4분의 1 이상을 처리하는 핵심 항만이다. CCTV는 "항만으로 향하는 도로에 컨테이너 차량이 줄을 이었고 항만 출입구에서는 대기 차량 행렬이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중국 주요 항만은 고율 관세 회피 수요에 따라 사실상 조기 성수기에 돌입한 상황이다. 수요 급증에 대응해 선사들은 긴급 임시 선박을 투입하고 있으며, 항만 인근 물류센터에서는 입고량이 평소보다 6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류센터는 3교대 24시간 가동 체제로 전환해 대응 중이다.

물동량 증가로 인해 최근 미주 노선 운임은 급격한 상승세를 띠고 있다. 선전 지역 해운사 관계자는 "운임이 2주 단위로 오를 정도로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고 현지 언론에 전했다. 실제로 글로벌 선사들은 아시아-미국 노선의 운임 인상을 발표했으며, 40피트 컨테이너 기준 최대 3000달러 인상안이 제시된 상태.

미국 수입업체들도 하반기 주요 쇼핑 시즌을 앞두고 상품 비축을 예년보다 한 달 이상 앞당겨 시작했다. 정책 유예 기간이 90일로 한정되면서, 바이어들은 재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요가 집중되자 운임은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지난 23일 기준 1586.12포인트로 전주 대비 7.2%(106.73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미주 노선에서의 상승폭이 두드러지며 해운시장 전반에 과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5월 2주차 기준 미서안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3091달러, 미동안은 4069달러로 각각 약 20% 급등했다. 선복 부족 현상까지 겹치며 운임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적선사 HMM이 속한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도 다음 달 초 태평양 남서부(PS5) 노선에 6500TEU급 신규 취항 계획을 밝히며 물량 대응에 나섰다. 다만 업계는 급증한 물동량을 완전히 흡수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입장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정책 공백기를 활용하기 위해 물동량이 반사적으로 폭증하는 이례적 상황"이라며 "조기 성수기 효과와 관세 유예로 인한 사재기 수요가 겹치며, 운임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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