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출처=세계철강협회]](https://cdn.ebn.co.kr/news/photo/202505/1664424_679007_5827.jpg)
국내 철강사가 시장의 침체 속에 생존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철근 가격이 원가를 밑도는 상황이 지속되자, 공장 셧다운이라는 극약 처방을 단행해 공급 조절에 나선 것.
28일 동국제강에 따르면, 회사는 오는 7월 22일부터 8월 15일까지 인천공장의 전 공정을 일시 중단한다.
연간 220만 톤의 철근을 생산하는 이 공장은 동국제강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핵심 시설이다. 이번 조치로 약 20만 톤의 철근 공급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한계원가 이하의 시장 상황에서 무리한 생산은 결국 공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고육지책임을 강조했다.
실제로 국내 철근 거래 가격은 2022년 톤당 110~120만원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70만 원에 불과하다. 여기에 하절기에는 산업용 전기료 할증과 원료 가격 상승까지 이어져 생산 손실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제철도 지난 4월 인천공장 철근라인을 한 달간 멈췄다. 시장 수요는 줄고 있는데 고철, 전기 등 원가는 치솟는 상황에서 수익성 악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당시 현대제철 인천공장 직원들은 평소 임금의 70%만 지급됐다.
철근 시장의 양대 축인 동국제강과 현대제철이 연이어 셧다운에 돌입하면서 철강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단기적인 가격 조정을 넘어서, 철근 시장의 수요 기반이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철근 가격 하락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국내 건설 경기 침체다. 지난 15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008년 금융위기와 비교한 최근 건설경기 진단과 대응 방안’ 보고서를 통해 “최근 3년간 건설수주, 건축 착공면적, 건설기성, 건설투자 등 주요 실물 지표들이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했으며, 미분양 증가와 기업 수익성 저하 등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철근은 기본적인 철강 제품으로, 국산 철근과 중국산 제품의 품질 차이가 크지 않다. 이 때문에 중국산 저가 철근의 대거 유입도 국내 가격 하락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지금의 철근 시장은 단순한 가격 조정의 문제가 아니라 수요 기반이 무너지고, 원가 부담은 늘어나는 구조적 위기다”며 “때문에 시장 정상화는 생산자들의 자율 조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