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현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 [출처=현대제철]
서강현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 [출처=현대제철]

현대제철이 자회사 매각을 통한 구조조정 속도를 높이고 있다. 철강업계의 깊어진 불황에 맞서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 것.

1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위기 대응은 실적 악화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1594억원으로 전년 대비 80% 감소했으며, 올해 1분기에는 1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도 544억원에 달했다.

이로 인해 현대제철은 지난 3월부터 임원 급여 20% 감축, 희망퇴직 접수 등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4월에는 철근 가격 하락 여파로 인천 철근 공장의 가동을 한 달간 중단하기도 했다. 여기에 미국의 고율 철강 관세가 3월 25%에서 최근 50%까지 상승해 경영 불확실성이 짙어지고 있다.

현대제철은 이에 대응해 비핵심 사업 정리를 통한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첫 대상으로 거론된 곳은 2020년 단조 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설립한 현대IFC다. 이 회사는 2023년 기준 매출 5365억원을 기록했으며, 현재 동국제강이 유력한 인수 후보로 협상 중이다. 동국제강은 철강 본원사업 강화 차원에서 인수를 공식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의 2024년 1분기~2025년 1분기 실적 [출처=현대제철]
현대제철의 2024년 1분기~2025년 1분기 실적 [출처=현대제철]

포항 1공장의 매각도 추진되고 있다. 포항 1공장은 중기사업부로 굴삭기 핵심 부품인 무한궤도를 생산해왔지만,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직격탄을 맞은 상태다. 현재 대주KC와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관 제조 자회사인 현대스틸파이프도 매각 후보로 거론된다. 이 회사 역시 수익성이 악화된 곳이다. 지난해에는 3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구조조정과 함께 현대제철은 장기 투자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약 8조 5000억원을 투입해 미국 현지에 연간 270만 톤 규모(자동차 강판 180만 톤, 일반강 90만 톤)의 전기로 제철소를 건립 중이다.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에 따른 공급망 재편 차원이다.

국내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현대제철의 설비투자(CAPEX)는 전년 대비 32.3% 증가한 1조 5593억 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도 관련 투자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은 지난 3월 비상경영 돌입을 통해 “통상적인 비상경영으로는 위기를 타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강도 높은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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