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출처=EBN]](https://cdn.ebn.co.kr/news/photo/202505/1664731_679388_5819.jpg)
올해 들어 4월까지 주택 공급의 핵심 지표인 인허가, 착공, 준공이 모두 감소세를 보였고, 신규 분양도 전년 대비 40%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완공 후에도 팔리지 않는 이른바 ‘악성 미분양’ 물량은 11년 8개월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하면서, 건설 경기 침체와 지역 간 주택시장 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30일 발표한 ‘4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만6,422가구로, 전월 대비 5.2%(1,305가구) 증가했다. 이는 2013년 8월 이후 가장 많은 수치이며, 2023년 8월부터 20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전체 악성 미분양 중 83%인 2만1,897가구가 지방에 집중되어 있으며, 지역별로는 대구(3,776가구), 경북(3,308가구), 경남(3,176가구), 부산(2,462가구)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4월 한 달 동안 새롭게 발생한 악성 미분양도 대구(524가구)와 경북(593가구)에 집중됐다.
한편 일반 미분양 주택은 6만7,793가구로 전월보다 1.6% 감소했다. 수도권은 3.8%, 지방은 1.0% 줄며 소폭 개선됐지만, 공급 감소세가 겹치면서 전체 주택시장에는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택 공급의 주요 지표도 일제히 후퇴했다. 4월 주택 인허가는 2만4,026가구로 전년 동월 대비 22.6% 감소했으며, 특히 지방에서의 감소폭(-38.5%)이 두드러졌다. 14월 누계 인허가는 9만14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12.2% 줄었다. 착공은 4월 한 달간 2만5,044가구로 전월 대비 81.8% 증가했지만, 누계 기준으로는 5만9,065가구에 그쳐 전년보다 33.8% 감소했다. 분양 실적도 4월에 2만214가구를 기록하며 전월보다 증가했으나, 14월 누계는 4만1,685가구로 41.0% 급감했다. 이 가운데 수도권은 21.7%, 지방은 54.3% 줄어 격차가 뚜렷했다.
준공 실적도 마찬가지다. 4월 입주 물량은 3만5,107가구로 전월보다 34.4% 늘었지만, 누계 기준으로는 13만9,139가구로 전년 대비 9.8% 줄었다. 이 중 아파트는 7.1%, 비아파트는 무려 34.3%나 감소해 비아파트 부문 위축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정부가 8·8 공급대책을 통해 공공주택 중심의 공급 확대를 추진하며 일시적인 반등을 이뤘지만, 올해 들어 공급 지표는 다시 하락세로 전환되며 정책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거래 시장도 위축된 모습이다. 4월 전국 주택 매매 건수는 6만5,421건으로 전월 대비 2.7% 줄었고, 서울은 1만2,017건으로 6.5% 감소했다. 특히 아파트 매매는 8,029건으로 14.1% 줄어들었으며, 이는 2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로 인해 거래가 급증했던 3월의 반작용으로 분석된다. 4월 들어 허가구역이 다시 확대 지정되면서 시장은 다시 관망세로 돌아섰다.
전월세 시장에서는 월세 중심의 거래 비중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4월 전월세 거래는 22만8,531건으로 전월보다 4.4%, 전년보다 6.9% 각각 감소했으며, 1~4월 누적 기준 월세 비중은 60.4%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비아파트 주택의 월세 거래 비중은 전국 평균 74.8%, 지방은 81.9%에 달해 임대차 시장 내 월세화 현상이 뚜렷해지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