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QLC 9세대 V낸드.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 QLC 9세대 V낸드. [출처=삼성전자]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데이터 저장 수요가 급증하면서 낸드플래시(NAND Flash) 시장이 본격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감산 이후 낸드 출하 확대에 나서며, 하반기 메모리 반등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9일 반도체 업계 및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낸드플래시 평균 가격은 전분기 대비 3~8% 상승했다. 이는 △미국의 대중국 관세 회피를 위한 선제 구매 △중국 정부의 반도체 보조금 확대 △주요 제조사의 감산 영향이 복합 작용한 결과다.

앞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낸드 공급업체들은 그동안 시장 상황을 고려해 올해 1분기까지 보수적인 생산 기조를 유지해왔으며,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3월부터 가격 반등세가 본격화됐다.

특히 PC용 SSD는 OEM 업체들의 선제 재고 확보 및 생산 증가로 인해 5~10%의 가격 상승을 기록했다. 또 산업용·AI용·통신용 제품인 SLC/MLC 낸드는 AI 수요 견인에 힘입어 5월 한 달간 2~5% 추가 상승세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진다.

세트 출하량도 가격 반등을 뒷받침했다. 2분기 기준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2.6% △노트북은 10.4% △서버는 3.9% 증가하며 전방 수요가 회복세를 보였다.

■삼성·SK, 공정 전환·고부가 전략 집중…QLC SSD 확대

낸드 제조사들은 생산능력 확대보다는 고단화 공정 전환과 고부가 제품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 공장의 128단 제품 감산, 286단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 도입, QLC 기반 UFS 스마트폰 스토리지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세계 최고 단수인 321단 제품 양산, 자회사 솔리다임(Solidigm)의 120TB QLC SSD 대응에 주력 중이다. 마이크론 역시 176단 제품 감산과 QLC 제품군 확장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노리고 있다.

■3분기 eSSD 수요 폭증…AI 인프라가 SSD 시장 견인

AI 서버 확산은 GPU뿐만 아니라 eSSD,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의 메모리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3분기에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GPU '블랙웰(Blackwell)' 출하가 본격화될 것으로 관측, 기업용 SSD 수요는 더욱 가파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트렌드포스는 "완제품 재고 수준이 낮은 상황이 지속돼 기업용 SSD 시장은 공급 부족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저장장치(스토리지)에 대한 수요는 점차 회복세로 접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3분기 낸드 기반 SSD 가격이 전분기 대비 5~10%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하반기에는 △공정 전환에 따른 공급 제한 효과와 △AI 수요 지속이 맞물려 낸드 시장의 구조적 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러한 업황 회복은 국내 메모리 양대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에도 직접적인 긍정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특히 AI 인프라 확대와 고성능 SSD 수요 증가가 실적 반등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2분기 출하량을 두자릿수 이상 늘릴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2분기 낸드 비트그로스가 전분기 대비 10% 중반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도 올해 2분기 낸드 플래시 출하량의 20% 이상 증가를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AI 서버 수요 증가는 GPU 외에도 HBM과 기업용 SSD 등 메모리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며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낸드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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