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NK금융이 1분기 실적 악화를 딛고 자산 효율화를 통해 자본 건전성을 확보한다. 부동산 매각과 충당금 환입으로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끌어 올릴수 있게 된 만큼 밸류업 이행 기반을 다졌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의 2분기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2370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4% 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자이익 감소, 충당금 적립 등 여파로 악화됐던 1분기 순익 1666억 원 보다는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BNK금융은 1분기 다른 은행지주들이 호실적 행진을 이어가는데도 순이익이 30% 넘게 감소하는 등 주춤한 성적을 받아들였다. 부동산프로젝트 파이낸싱(PF)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지역 기반 기업들의 부실이 반영됐고 이자이익도 줄어서다. NPL비율도 1.69%로 큰폭 상승하면서 건전성도 악화됐었다.
이 처럼 BNK금융은 자산 매각을 통한 자본 확보가 필수적인 상황이었다. 결국 BNK디지털타워 매각으로 승부수를 띄었다. 이번 매각을 통한 대규모 차익으로 CET1 비율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CET1 비율은 보통주 자본을 위험가중자산(RWA)으로 나눈 값으로 은행 자본건전성의 핵심지표로 여겨진다. 부동산 등 자산을 팔면 매각대금이 유동성 현금 자산으로 전환되는데 이 중 세금·비용 제외한 순이익 부분이 이익잉여금으로 보통주자본에 포함된다. 부동산을 팔아서 남긴 돈이 고스란히 자본에 쌓이게 된다.
자산 매각을 통한 일회성 요인이긴 하지만 CET1 비율을 추가 상승시키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부동산 자체는 보통 은행의 위험가중자산으로 잡히지만 현금성 자산은 위험가중치가 거의 0%에 가깝다. 부동산을 현금화하면 CET1 비율 개선 효과 발생하는 이유다.
BNK금융이 BNK디지털타워를 매각하며 진행된 입찰에서 제안받은 평당 단가는 4000만원으로 매각 대금은 4600억원을 추정된다. 이를 반영해 올해 BNK의 연간 순익은 8300억원을 상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근 금융지주들이 밸류업과 주주환원 확대를 위해 CET1 관리에 사활을 거는 만큼 BNK금융도 이번 부동산 매각으로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여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BNK금융의 1분기 CET1 비율은 12.25%로, 작년 4분기 12.28%보다 3bp 떨어진 상황이다.
BNK금융은 지난 1분기 실적 악화에도 사상 첫 주당 120원의 분기배당에 나서면서 밸류업 계획 이행 의지를 보여왔다.
빈대인 BNK금융 회장도 지난달 말 홍콩 싱가포르 등 해외 기업설명회(IR)에 직접 나서 투자자들과 소통하기도 했다.
부산 기반 기업 금양이 4000억원대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것도 BNK금융에 호재다. 금양의 재무구조가 개선되면 채권 부실화 가능성도 줄고, BNK금융이 쌓았던 금양 관련 충당금도 환입될 수 있다. BNK부산은행은 금양의 주채권은행 중 하나다.
충당금이 환입되면 이익잉여금 증가로 보통주자본이 증가하고 위험가중자산도 감소해 CET1 비율이 높아진다.
부산 반얀트리 리조트 시공을 맡았던 삼정기업에 대해서도 대출 회수로 인해 충당금을 환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정기업은 지난 2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