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 조선소 전경 [출처=한화오션]
필리 조선소 전경 [출처=한화오션]

한화그룹이 한화오션 조선·방산 사업 확장을 위해 추진 중인 오스탈(Austal) 지분 인수를 두고, 미국 승인에 대항 양사간 엇갈린 시각차가 드러났다.

12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회사는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으로부터 최대 100%까지 오스탈 지분을 보유 가능하다고 승인 받았다.

경영권 확보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단순한 재무 투자 수준을 넘는 전략적 인수로 평가되며, 방산 플랫폼 확장을 노리는 한화의 의지가 반영된 행보로 풀이된다.

정작 오스탈 측의 입장은 달랐다. 오스탈은 공시를 통해 “한화로부터 해당 승인 관련 통지를 받은 직후, 독립적인 확인 절차에 착수했다”며 “현재까지 비공식 논의에 따르면 CFIUS의 승인은 한화가 주장한 내용과는 다르다”고 반박했다.

오스탈은 CFIUS에 공식적인 서면 확인을 요청한 상태이며, 주주들에게는 향후 확인된 내용을 따로 공지하겠다고 했다.

이번 ‘승인 해석 충돌’은 단순한 절차적 견해차를 넘어, 양사 간 인수에 대한 근본적 입장차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오스탈의 반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화는 이미 2021년 오스탈 인수를 시도했지만, 오스탈 이사회가 이를 반대하며 무산된 전례가 있다.

한화는 전략을 수정해 공개매수 방식으로 접근, 9.9%의 직접 지분과 추가로 9.9%에 대한 총수익스와프(TRS)를 체결해 사실상 19.8%의 경제적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현재 호주 정부의 외국인투자심사위원회(FIRB) 승인 절차도 진행 중이다.

오스탈은 미국 해군의 주요 함정을 공급하는 전략적 기업이다. 앨라배마주 모빌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조선소를 운영 중이며, 미국 내 소형 수상함과 군수지원함 분야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필리핀 발람반 지역에도 생산 시설을 보유해 미 해군의 아시아 지역 유지·보수(MRO)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남중국해를 중심으로 한 해양 전략 강화에 있어 오스탈은 핵심적인 파트너로 꼽힌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 해군 군수지원함 '월리 쉬라호' 정비 사업 등으로 북미 MRO 시장 진입을 본격화한 상태다. 오스탈의 자산과 네트워크가 한화그룹의 글로벌 해양방산 시장 확대에 중요한 카드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화 관계자는 "한화의 글로벌 상선 및 함정 분야에서 입증된 건조 능력과 미 국방부 및 해군과의 단단한 네트워크에 오스탈과의 시너지가 더해진다면 향후 수주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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